[fn사설]

美 또 금리인상.. 지나친 불안은 금물

신흥국 불안 예의주시하되 기계적으로 따를 필요 없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5~1.75%에서 1.75~2%로 올렸다. 올 들어 두 번째 금리인상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한·미 간 금리역전 폭이 0.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미 간 금리역전은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이다. 기축통화인 달러화보다 약소통화인 원화의 금리가 낮으면 자본유출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불안해할 이유는 없다. 미국 금융시장의 반응이 대체로 차분했다. 장기금리 상승 폭이 크지 않았고 달러도 초반 강세를 보이다 보합세로 수그러들었다. 사전에 금리인상이 충분히 예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따라가는 것이 순리다. 문제는 인상의 시기를 언제로 잡느냐의 선택이다.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됐다고 해서 한국이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고 당장 큰 변고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도 한·미 간에는 금리역전이 두 차례 있었다. 그 기간은 각각 1년9개월(1999년 6월~2001년 3월)과 2년1개월(2005년 8월~2007년 9월) 동안 지속됐다.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금리를 한없이 묶어둘 수는 없지만 인상의 시기 선택은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최근 국내경제는 회복세가 튼튼하지 않은 데다 고용마저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위험이 크다. 1468조원(3월 말 기준)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도 감안해야 한다.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은 금리부담이 가중되면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금리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이와 별개로 금리인상에 대한 대비는 서둘러야 한다. 연준은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점도표도 상향 조정했다. 점도표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예측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다. 이에 따르면 올해 금리인상 예상 횟수가 3회에서 4회로 늘어났다. 미국 국내경기가 근래 보기 드문 활황국면을 보이고 있어서다. 올 9월과 12월 두 번 더 금리가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연말에 가면 한·미 간 금리격차는 1%포인트로 확대된다. 국내 금융시장이 이 정도의 금리차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신흥국 위기 조짐도 주목해봐야 한다.
연초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38%, 터키 리라화는 21%, 브라질 헤알화는 12%나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최근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거센 외풍이 국내로 전이되지 않도록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