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밀어붙이는 트럼프.. 中 1300품목에 관세폭탄

오늘 관세부과 목록 발표후 이달말 대중 수출통제 예고
美, 北비핵화 협조위한 포석.. 中 "그간 협상 무효화" 경고


올해부터 중국과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양국 간 무역협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를 강행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정부가 향후 북한 비핵과 과정에서 중국의 협조 여부에 따라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고 내다봤으나 중국은 관세 강행시 그동안 논의했던 협상 내용을 무효로 하겠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지난 4월에 예고한 대로 오는 15일에 25%의 관세를 매길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신감 얻은 트럼프, 미적대는 중국에 일침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중국과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무역 분야에서 중국을 아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는데 중국이 이것 때문에 다소 화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몇 주간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WSJ에 의하면 미 상무부와 재무부, 무역대표부(USTR)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8일에 회의를 열고 중국에 대한 관세를 강행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 보좌관들이 14일 관세 부과안을 최종 결정하고 다음날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 3월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일괄 관세로 중국에 타격을 입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구체적으로 중국을 겨냥해 우주항공, 반도체 등 1300여개 품목, 연간 5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미 정부는 이후 업계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실시했고 결국 관세안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공청회 기간 동안 기존의 문제가 됐던 무역 관행을 바꾸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동아태 차관보를 지냈던 다니엘 러셀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히 북.미 정상회담에 만족했고 북한과 합의한 내용을 승리라고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신감) 때문에 중국을 보다 강하게 압박하는 대담한 수를 뒀을 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中 "관세 강행하면 협상 무효

중국 정부는 WSJ의 보도에 즉각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 경제 관계의 본질은 협력과 공영으로 우리는 일관되게 양측이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의 기초 아래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3일에서 이달 4일까지 양국에 대표단을 파견해 3차례의 무역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겅 대변인은 이달 중국에서 진행된 3차 협상을 언급하면서 "협상 후 나온 중국의 성명에서 보여주듯이 미국이 관세 부과를 포함해 무역 제재를 하면 양측이 담판을 통해 달성한 모든 경제 무역 성과는 무효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재천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WSJ는 3차 협상 종료 직후인 지난 5일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3차 협상에서 미 대표단에게 이달 15일 발표하는 관세안을 철회하면, 7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 상품을 더 사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정부의 목표가 지난해 기준 3750억달러에 달하는 대(對)중 무역적자를 2000억달러 줄이는 것이라며 당시 미 대표단도 중국의 제안에 회의적이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미 백악관은 이와 별도로 지난달 29일 발표에서 이번 관세와 별도로 "국가 안보를 위해 산업면에서 중대한 기술 분야의 인수합병과 연관된 중국인 및 중국 조직에 대해 투자 제한 및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이달 30일에 공개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에게는 선택지가 남아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관세안을 최종 확정하지 않았고 그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협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대북압박을 소홀히 하긴 했지만 여전히 좋은 친구라고 강조했다. 14일 북.미 정상회담 경과 설명을 위해 방한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같은날 중국으로 이동해 북한 문제는 물론 무역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