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연합군사훈련 중단 가닥...文대통령 "北 비핵화 실천하면 훈련 신중히 검토"

文대통령, NSC전체회의서 밝혀
오전 폼페이오 美국무 접견...연합훈련 중단 트럼프 대통령 의사 전달받아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조건으로 사실상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했다. 당장 오는 8월에 예정된 한·미 군사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부터 중단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를 실천하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남북, 북·미의 성실한 대화가 지속된다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한·미 연합훈련 축소·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다. 한·미 연합훈련은 과거에도 중단된 사례가 있다. 지난 1992년 북한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했을 때다. 당시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미 양국이 현재 연합훈련의 전신인 '팀 스피리트 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한·미 양국의 유인카드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상호 신뢰구축 정신에 따라 대북 군사적 압박에 대해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미연합훈련의 신중한 검토를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천 청와대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플레이어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및 북·미 정상회담 후속조치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전해들었다.

문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신속히'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 기자회견에서도 '신속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한·미는 '신속한 비핵화'를 공통분모로 공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NN은 미국 정부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합 중지에 대해 "현재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관계가 돈독하기에 비핵화나 남북관계 발전 방향에서 두 정상이 긴밀히 협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적극 소통으로 남북, 북·미 관계가 선순환하면서 발전하고 확실한 비핵화를 조기에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 및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 추진이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을 통해 앞서 북·미, 남북이 각각 합의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송환 및 발굴 작업을 남·북·미 3자가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북·미 담판 이후 첫 남·북·미 3자 공동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가 미군 전사자 유해송환 문제에 합의한 것에 대해 한국까지 포함한 남·북·미 3자 공동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미국 측이 약 하루 만에 답을 내놓은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문 대통령 예방 이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기자회견을 갖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CVID)인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완벽한 비핵화를 천명했고, 이는 국제사회 평화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미·일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