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동·서해지구 軍통신선 복구 합의.. 민감한 의제는 빠졌다

11년만에 재개.. 공동보도문 발표
2004년 서해 해상충돌 방지 합의 철저히 이행하기로
판문점선언 후속조치 등 논의.. 막판 의견조율엔 진통
DMZ 지뢰제거·유해 공동발굴 등 남측 제안 합의 못해

군사분계선 넘는 남측 대표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14일 오전 경기 파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으며 북측 대표단과 인사하고 있다.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은 2007년 12월 이래 10년6개월 만에 열렸다. 국방부 제공
【 판문점=국방부공동취재단 문형철 기자】 남북한 양측은 서해 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2004년 6월 4일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며 동해 및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완전 복구하는 문제에 합의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화 등 판문점선언 후속조치는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이 14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11년 만에 재개됐다.

남북은 이날 회담 직후 공동보도문에서 "쌍방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제반 사항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 남북 교류협력과 왕래 및 접촉에 대한 군사적 보장대책 수립,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문제 등은 의견교환을 나눴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남북한 군 당국은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도균 육군 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과 안익산 육군 중장을 단장으로하는 북측 대표단이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가졌다.

이날 남북 대표단은 점심시간을 거르며 회담을 이어가는 등 논의에 박차를 가했지만, 일각에서는 남측대표단이 북측대표단에 끌려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판문점선언 후속 조치 논의

남측 대표단은 수석대표인 김도균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을 포함해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 황정주 통일부 회담 1과장, 박승기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등 5명이 참석했다.

북측 대표단은 안익산 육군 중장(한국군 소장에 해당)을 비롯해 엄창남 육군대좌, 오명철 해군대좌, 김광협 육군중좌가 참석했다.

김 소장은 모두발언에서 "오랜만에 개최되는 회담인 만큼 성과있게 해야 한다"며 "흔들림 없이 판문점 정신을 이어받아 대화를 나누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비롯해 다양한 남북협력 로드맵을 담은 4.27판문점선언의 세부적 이행 조치 마련을 위해 남북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김 소장은 '서로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미'의 '줄탁동시'를 언급하며 "남북 군사당국이 협력해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충분히 맺을 수 있는 시점"이라며 남북간 긴밀한 상호협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안 중장은 "(북한대표단) 인상이 굳어지면 나쁘고 저처럼 환히 웃으면 좋다고 하는데 좋아 보이지 않나"며 모두발언 간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처음으로 통일각을 방문한 김 소장과 달리 안 중장은 2004년 1.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참가한바 있다.

그는 "판문점 선언을 이어간다는 정신으로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 회담 속도는 만리마 속도로 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점심을 거르며 속도를 내 오후 4시 이전에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공동보도문 발표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회담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지만, 공동보도문 발표를 두고 남측대표단이 북측대표단에 이끌려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민감한 의제 의견조율 진통

남북회담에 이어 6.12 북미회담 공동성명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는 물론 글로벌 안보정세의 안정화를 위해 비교적 순탄한 여정을 거쳐온 만큼 앞으로도 실질적인 군사적 대치 완화방안 등을 도출해보자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3시에 시작된 공동보도문 조율은 오후8시 25분께 발표됐다.


조율과정에서 북측대표단은 "앞으로 이런 식으로 회담하지 말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서해 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2004년 6월 4일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의 이행과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완전 복구하는 문제에 대해 합의하는 선에서 회담을 끝마쳤다.

당초 남측대표단은 이날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제거 △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 및 중화기 철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화 △군 수뇌부간 핫라인(직통 전화) 개설 등을 제시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