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백악관, 트럼프 '거수경례' 논란에 "당연한 예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5 11:24

수정 2018.06.15 11:24


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0∼12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 영상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도열한 북측 수행원 가운데 하나인 노광철 인민무력상(육군 대장)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노 대장은 고개를 약간 숙이며 거수경례로 인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거수경례로 화답했으나 노 대장이 그사이에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상황이 연출됐다. 악수와 경례가 각각 엇갈린 둘은 결국 웃으며 악수에 성공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0∼12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 영상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도열한 북측 수행원 가운데 하나인 노광철 인민무력상(육군 대장)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노 대장은 고개를 약간 숙이며 거수경례로 인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거수경례로 화답했으나 노 대장이 그사이에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상황이 연출됐다. 악수와 경례가 각각 엇갈린 둘은 결국 웃으며 악수에 성공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군 장성에게 거수경례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대해 백악관은 "다른 나라의 군 장교가 경례할 때 화답하는 것은 당연한 예의"라고 14일(현지시간) 반박했다.

CNN 등에 따르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공개한 42분짜리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 나오자 미 민주당과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노 인민무력상과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으나, 노 인민무력상이 손을 잡는 대신 거수경례를 하자 자신도 뒤따라 경례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수경례로 화답할 때 거꾸로 노 인민무력상이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악수를 하려는 동작을 취하는 바람에 어색한 '엇박자'를 연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결국 악수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 인민무력상과 '엇갈린 경례'를 주고받은 장면은 회담 당일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 흐릿한 뒷모습으로만 담겨 있었다.

그러나 경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앞모습이 클로즈업된 조선중앙TV 영상이 공개되자 미국 민주당과 전문가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메릴랜드)은 트위터에 "북한은 우리 대통령을 선전 공작에 이용했다"면서 "트럼프가 (G7 정상회의가 열린)캐나다에서 우리의 동맹들에는 뻣뻣하게 굴면서 곧바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찬하고 그의 장군들에게 경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역겹다"고 적었다.

민주당의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하와이)도 트위터를 통해 "적군의 장군에게 경례하는 것이 큰일이 아니라고?"라고 반문했다.

미 육군 소장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폴 이턴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군의 최고사령관이 적의 군대에 경례하는 것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먼저 거수경례한 노 인민무력상에게 답례로 같이 경례한 것은 정중한 행동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보수 진영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9년 아키히토 일본 국왕,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에게 각각 허리 굽혀 인사한 사례 등을 들어 반격을 가했다.

보수 성향의 활동가 잭 포소빅은 이날 트위터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바 군대를 향해 엄지를 치켜드는 사진 등을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경례를 간접 옹호했다.


이와 관련 미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다른 나라의 군 장교에게 경례하지 말라'는 내용의 의전 브리핑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례는 실수가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수행단에 경의를 표하려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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