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북미회담]

막판 싸늘해진 남북군사회담, 한미훈련 중단 놓고 ‘기싸움’

우리측 "소기의 성과" 평가, 북측 "남측요구 다 들어줘" 유해발굴·지뢰제거는 공감

지난 14일 11년 만에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제8차 남북정상급 군사회담 과정에서 일부 의제를 놓고 남북이 '현격한' 의견차를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이 회담 종료 직전 강도 높은 불만을 토로한 것도 군사대치 완화방안 등 주요 의제에서 협상력을 높이고 우리 측을 압박하기 위한 '전술'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당시 양측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구 외에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은 사실상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군사회담 합의내용을 담을 공동보도문에 '4·27 판문점 선언'에 담겼던 '전면적 적대행위 금지'의 구체성과 명확한 표현을 담고자 했지만 우리 측의 난색으로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불만을 표출했다는 후문이다.

회의 말미에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이 "전체적으로 회담이 길어졌는데 나름대로 소기 성과를 거뒀고, 양측 입장을 확인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자, 북측 안익산 수석대표가 "다시는 이렇게 회담하지 맙시다"라며 "오늘 우리는 남측이 하자는 대로 다 한 사람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를 두고 군 일각에선 북측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한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내용을 발표하자 이를 군사회담 '압박용'으로 활용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군소식통은 "북측 대표단은 전면적 적대행위 금지를 명분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려 했지만 남측 대표단은 이를 수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공동보도문에 '전면적 적대행위'가 빠져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북측이 4·27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고, 남측 대표단은 군사적 신뢰를 기반으로 해결될 문제라며 한·미 간 협의 중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밝힌 만큼 북측 대표단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한 기대감이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막판 분위기는 싸늘해졌지만 남북 대표단은 비무장지대(DMZ) 내 6·25 전사자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공동조사와 지뢰제거 필요성에 공감, 6~7월 중 후속 장성급회담 또는 군사실무회담을 열 예정이다.

국방부 측은 "후속회담에서 북측 구간의 낡은 회선 교체 및 신설 공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며 "광케이블 설치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저촉될 가능성에 대해 외교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