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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한국당 긴급의총, 김무성 '총선불출마' 화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5 19:37

수정 2018.06.15 19:37

김성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에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무릎을 꿇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에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무릎을 꿇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혁신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아직도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조기 전당대회는 치르지 않기로 했으나 비대위 구성을 놓고 혼선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강력한 인적쇄신 요구 속에 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권구도를 크게 흔들었다.

비대위와 같은 형식적인 쇄신을 넘어 본질적인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상황에서 당분간 인적쇄신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못낸 의총, "총선불출마" 화두
15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혁신 비대위 구성 등이 언급됐으나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했다.

김성태 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당 해체를 언급했던 강경 입장에서 벗어나 혁신 비대위 구성을 언급하는 등 다소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혁신비대위를 구성해, 비대위를 포함한 당 비상대행체제 운용 등 여러 안을 놓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권한대행은 "저희가 여전히 밥그룻싸움을 벌인다면 국민들은 저희를 완전히 외면할 것"이라며 "조기 전당대회나 비대위 구성은 탄핵된 마당에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김 권한대행은 "다 헐어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며 "물러날 분들은 뒤로 물러나고 확실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김 권한대행의 반성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진태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반성도 혁신도 좋지만 반성하다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된다"며 "조급함을 버리자. 보여주기식 이벤트로는 안된다"고 반대했다.

무엇보다 이날 의총에선 김무성 의원이 "차기(2020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인적쇄신의 불을 당긴 것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윤상직 의원도 불출마를 시사하는 등 책임론 동참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당권보다 인적쇄신 주목받을 듯
홍준표 전 대표 이후 새로운 당권 경쟁 구도가 연출될 것으로 보였으나 이날 초선 의원들의 중진 정계은퇴 촉구와 맞물려 김무성 의원까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슈 방향은 완전히 바뀌었다.

정우택, 나경원, 정진석 의원 등 당 중진의원들의 당권 경쟁이 예상됐으나, 김무성 의원이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 카드를 꺼내들자 차기 당권주자들의 조건에 자기희생이 추가된 모양새다.

김무성 의원도 당장 당권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 보다 진정성을 보이는 행보로 당 쇄신의 대표주자로 부각되는 것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당권주자로 나서지 않아도 서청원, 홍문종, 원유철, 심재철 의원 등 친박과 비박 등 중진 의원들의 자기희생 압박 또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중진 정계은퇴 성명서를 발표한 초선의원들에 대한 책임론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과거 박근혜 정권에서 혜택을 받은 친박 의원들이 포진해있는 만큼 이들도 일정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성일종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이번 선거로 심판을 받은 만큼 초선으로서 저희 또한 책임이 있다"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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