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지방의회 1黨 독주 경계해야

'포스트 6·13' 정국은 여야의 희비나 향후 정계개편 등 크고 작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방분권 강화 이슈다.

정부는 그동안 지방분권 시대 강화를 위한 로드맵을 준비해왔다.

그 일환이 선거 직전인 지난달 25일 정부가 개최한 범부처 회의에서 다뤄진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추진 논의였다.

법안은 자치재정과 각종 행정서비스, 자치경찰 등 지방정부의 주요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방분권 강화의 길이 헌법 개정을 통해선 막혔지만 법 개정이라는 우회로로 가겠다는 의미다. 실행될 경우 지방자치가 처음 시작된 1995년 6월 민선 1기 지방선거 이전과 이후 국민이 피부로 느꼈던 민주주의 체감온도만큼이나 큰 변화도 예상된다.

문 대통령도 16일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중 자치경찰제 도입 문제를 언급하며 시동을 걸었다.

자치경찰제 도입 문제는 중앙정부 행정업무의 지방정부 이양과도 직접적으로 맥을 같이하고 있어 조만간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및 이에 따른 중앙과 지방의 사무 이관 문제가 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행적을 봐선 역대 어떤 지도자보다 지방분권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 3월 26일 제출된 정부 개헌안에는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를 지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서 대통령 개헌안은 지방분권용 개헌안으로도 불렸다.

현 정부의 이 같은 지방분권 의지는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이어져온 민주당 정권의 정치적 유산이다.

노무현정부 때 지방분권의 일환으로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과 153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했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방 균형발전의 명분을 걸고 추진하던 신행정수도 계획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불합치결정이 난 직후의 일이다.

이번에 정부가 지방분권 강화를 본격적으로 국정 핵심의제로 내걸 경우 민주당이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개, 226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66.8%인 151개를 차지해 변화된 지방권력 지형도도 정부·여당엔 우호적인 단체장들과 함께 공약 추진에는 유리한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방의회에서도 대부분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점은 견제 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니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필요도 있다.

17개 시·도 광역 의원 824명 중 78.5%인 647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네명 중 세명꼴이다.
기초의회 사정도 226개 시·군·구 기초의회 2926명의 기초의원 중 56.0%인 1638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변화는 의회 기능만으로 봤을 때는 지방정부를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가 붕괴된 것을 의미하고 있어서다. 물론 정부·여당의 의지와 함께 시스템 보완 노력에 야당과 긴밀한 협조도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cerju@fnnews.com 심형준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