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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일촉즉발] 세계 경제 전망치까지 떨어뜨린 트럼프 보호무역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7 17:20

수정 2018.06.17 17:20

獨 GDP전망 낮추고 中경제지표도 빨간불 투자·성장 둔화 우려
IMF ‘美도 성장꺾여’ 경고 개리 콘 前 미 경제보좌관 "美 감세효과 앗아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 관세폭탄이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CNN머니가 1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데 이어 주말에는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 보복관세를 강행하기로 결정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왔다. 트럼프의 보호주의는 이제 세계 교역둔화와 나아가 미국의 성장과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겹겹이 악재 쌓이는 신흥시장

유럽 성장엔진 독일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중국 경제지표들은 그동안 신흥시장 성장 버팀목이던 중국 경제가 이미 둔화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신흥시장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에 따른 자금이탈, 투자위축으로 아르헨티나부터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주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CNN머니는 연초만 해도 세계 경제전망은 지금과는 판이했다고 전했다. 2016년 이후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정책은 이 같은 세계 경제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독일중앙은행(분데스방크)은 이날 올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 낮은 2%로 하향 조정했다. 분데스방크는 "미국에서 시작된 최근의 대부분 교역관련 논의는 전 세계적 보호주의 발호 위험을 다시 높이고 있다"면서 "세계 교역분쟁 고조 또는 광범위한 수입관세 확대가 독일에 부정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은 독일 성장둔화와 함께 포퓰리스트 연정 출범에 따른 이탈리아의 유로탈퇴 가능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프랑스의 대규모 파업 등 불안요인들을 한꺼번에 맞이하게 됐다.

강한 저항성을 보이던 중국 경제도 미 트럼프 행정부의 잇단 도발에 비틀거리는 조짐이다. 최근 경제지표들은 중국의 투자, 성장세가 타격을 입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수와 수출 둔화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올해 중국의 성장세가 놀라울 정도의 저항성을 보인 덕에 세계 경제는 신흥시장의 다양한 역풍에 시달리는 가운데에도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경제지표들은 이제 중국도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개리 콘 "미 감세효과도 실종" 경고

신흥시장 가운데 취약국가들은 이미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페소 폭락 속에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터키는 리라 폭락세로 잇단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브라질 헤알, 인도네시아 루피아도 투기세력의 공격에 노출된 상태다.

IMF는 미국의 교역·재정정책이 세계 경제성장세를 더 저해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성장세마저 꺾어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미 이 같은 부정적 충격에 따른 증상이 일부 신흥시장 국가들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무역전쟁의) 거시경제적 충격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행동에 나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까지 이에 보복으로 맞서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개리 콘 전 백악관 경제보좌관도 이날 무역전쟁은 미국의 감세효과를 모두 앗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무역전쟁 암운은 짙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대적인 관세조처에 대응해 중국 상무부가 즉각 미국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다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할 경우 중국산 제품에 더 높은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다짐한 상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위험 고조가 기업들의 자신감과 투자에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가 아주 민감한 시기에 놓여 있는 상태에서 중국,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성장 충격이 뒤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바클레이스는 미국이 중국 제품에 관세를 매기고,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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