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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선박·항공·철도부품은 ‘숨통’… G2에 낀 한국, 살길 있다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8 17:11

수정 2018.06.18 17:11

산업재 위주로 관세 부과, 對중국 수출 감소 제한적
오히려 한국산 대체땐 對미국 수출 늘어날수도
[미-중 무역전쟁]선박·항공·철도부품은 ‘숨통’… G2에 낀 한국, 살길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양국의 강력한 보복관세 의지를 고려하면 무역분쟁이 더 악화될 소지도 다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기업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일단 주요 2개국(G2) 간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수혜도 가능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관세 2단계로 나눠 실시…협상 여지 남겨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구체화했다. 2단계로 나눠 실행되는데 먼저 340억달러 규모의 818개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인상이 다음달 6일 발효될 예정이다. 나머지 160억달러 규모의 284개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은 공청회를 거쳐 발효된다.

이번 818개 품목의 경우 대부분 '중국 제조업 2025'를 겨냥한 산업재, 소재가 중심이다. 다른 284개 품목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정보기술(IT)에 집중됐다. 지난 4월 발표된 1333개 리스트와 비교했을때 TV, 프린터, 복사기, 에어컨, 의료장비 등 소비재 품목이 모두 제외됐다. 소비재 품목은 미국 국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산업재, 소재 중심으로 제한해 피해를 최소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지난 16일 동일한 규모의 관세 인상 방침을 2단계에 걸쳐 발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음달 6일 3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545개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주요 품목은 미국산 대두, 옥수수, 소고기, 위스키, 차량 등으로 11월 중간선거가 있는 지역구를 겨냥했다. 또 동일하게 160억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대한 25% 관세 인상을 미국 측에서 발표하는 즉시 실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인상은 소비재 중심이 아닌 산업재 중심이라는 점에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거나 무역적자 금액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영향 제한적, 오히려 수혜품목 식별 가능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관세 부과 대상이 산업재라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한국 부품으로 대체되면서 수혜를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연구원은 "이번 관세 인상 품목이 소비재보다 산업재 중심이고, 최종재보다는 부품이 중심"이라며 "미국향 중국 수출 감소에 따른 중국향 한국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는 단기적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 부품조달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818개 품목 가운데 한국의 미국향 수출이 오히려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선박, 항공기, 철도용 차량, 고무제품, 희토류 금속 등 중국과 한국의 대미 수출금액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품목의 경우 중국을 대신해서 한국산 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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