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업 일자리 4만6000개 사라졌다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8 17:15

수정 2018.06.18 17:15

구조조정 겪는 1년 반동안 협력사에서 대거 인력감축..정규직도 구조조정 내몰려
조선업 일자리 4만6000개 사라졌다


업황 악화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서 최근 1년6개월새 일자리 4만6000여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조선업황이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그동안 수주량 증가가 수주잔량 감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자, 조선사들이 인력감축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하고 있어서다. 조선업계 인력감축의 대부분은 사내협력사에 인원에 집중되고 있으며, 그간 정년보장이 당연시되던 정규직들도 구조조정의 칼끝에 내몰린 상태다. 결국 정부의 노력에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 배경에는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등 조선 3사의 정규직 인원은 현재 3만5471명(3월 기준)이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의 4만3938명 대비 8467명 줄어든 수준이다.


정규직도 이런 마당에 협력사의 감원폭은 더욱 크다. 조선사의 현장에는 협력사에서 파견나온 인력들의 비중이 큰데, 이들을 사내협력사 인원이라고 부른다.

수주 절벽이 시작된 지난 2016년 말 조선 3사의 사내협력인원은 약 7만8300여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6개월 정도가 지난 현재는 4만여명 수준으로 줄었다.

2년도 되지 않아 조선 3사에사 정규직과 사내협력직을 합쳐 4만6767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문제는 일자리 감소가 올해 하반기에 더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주가 가장 잘되고 있는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은 2016년 산업은행과 맺은 자구안에서 올해까지 직원을 9000명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3월 기준 대우조선의 직원은 9914명명이다. 현재 인원에서 900여명 정도를 더 줄여야하는 형편이다.

만일 올해 수주 목표를 넘어선다면, 배를 건조할 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감원을 할 수는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치인 73억달러중 현재까지 44억달러를 수주해 약 60%를 달성했다. 6개월안에 40%를 더 채워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력 조정 여부는 3·4분기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당장 7월 이후 해양부문(플랜트)의 인력 조정을 해야 한다. 현재 작업중인 플랜트를 인도 하고 나면 더 이상 만들것이 없어서다. 우선 해양부문 인력을 재배치 할 계획인데, 조선부문의 수주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수주가 많은 상황이면 인원을 전환배치 하면 해결이 되지만, 지금은 전체 수주잔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정확한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선업계는 올해 수주가 다소 살아나겠지만, 과거와 같은 호황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주들이 과거와 같이 대형선박 발주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도크에 만들어지는 배가 없는 상태에서 인원 감축은 불가피 하다"며 "하반기 수주 상황을 봐야겠지만 조선 3사들 모두 현재 수주잔량을 유지할수 있는 수준까지 인원 감축이 계속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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