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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다시 맞붙은 G2 … 반도체 호황 끝내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8 17:33

수정 2018.06.18 17:33

美-中 맞불 보복관세
공급 위축·매출 타격 전망
한국 반도체에도 먹구름
[미-중 무역전쟁] 다시 맞붙은 G2 … 반도체 호황 끝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반도체 호황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급망이 얽히고설킨 반도체업계 특성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맞불 보복관세가 공급망을 급격히 약화시키고 매출에도 직격탄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고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물인터넷(IoT), 무인자동차,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를 대규모로 필요로 하는 산업들이 이제 초기 단계여서 앞으로도 수요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여기저기서 붙는 관세와 규제가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수요 또한 위축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기술굴기'를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폭탄을 매기기 전인 연초부터 중국을 겨냥해왔다.

중국은 그저 반도체를 조립하는 하청기지 역할에서 벗어나 세계 반도체 시장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발돋움하겠다는 야망을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통상에서 날카롭게 각을 세웠고, 그 중심에 기술산업이 자리잡아왔다.
15일에는 마침내 중국산 제품 500억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물리기로 했고, 다양한 반도체 제품도 이 안에 포함됐다. 중국 역시 같은 수준의 맞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WSJ는 양국 간 충돌이 반도체 업체들에 어떤 충격을 미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지난 2년간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 산업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경기는 그동안 호황을 구가했다. 대표적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2년간 2배 넘게 뛰었고, 이달 들어서는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2000년 닷컴거품 당시 최고가보다 8% 높은 수준이다. 일부 반도체 업체들은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익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간 충돌은 반도체 산업에 심각한 문제라고 WSJ는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이 양국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반도체 대부분은 인텔,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같은 미국 업체들이 설계한 것들이다. 미국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중국에 보내고, 중국에서 이를 시험하고 조립하는 시스템이다.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에 관세를 물리면 결국 미국 기업들이 관세를 무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불이익을 피하려면 공장을 미국으로 옮겨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들라고 강조하고 있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가 규제도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어서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장비 수입이 막힐 것으로 보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램리서치 등 반도체장비 업체에 특히 악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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