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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격화] 판돈 키우는 트럼프, 중국도 맞불… 美기업은 떨고있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9 17:32

수정 2018.06.19 21:19

美가 중국서 수입하는 물량이 더 많다는 상황 이용해 압박
中도 관세폭탄에 강력 경고.. 현지 진출 기업에 불똥 튈듯
[무역전쟁 격화] 판돈 키우는 트럼프, 중국도 맞불… 美기업은 떨고있다

【 서울·베이징=박종원 기자 조창원 특파원】 올해 들어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판돈을 키우면서 전면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무역규모를 감안했을 때 대규모 '관세폭탄'을 던져대면 중국을 제압할 수 있다는 계산이지만 중국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들은 무역전쟁의 포화를 그대로 맞게 생겼다.

이달 중국산 수입품 500억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물린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관세 대상에 2000억달러어치 더 추가할 수 있다며 중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 가운데 최대 90%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물량으로 승부하는 美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부문 대표였던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 코넬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을 제압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항해 보복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며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양은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양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과의 무역에서 5054억달러어치 물품을 수입하고 1302억달러어치를 수출해 3752억달러(약 417조원)의 적자를 봤다. 중국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미국의 위협에 '눈에는 눈'으로 똑같은 보복을 가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트럼프 정부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매겨 중국 업체에 피해를 입히자 다음 달 2일 농축산물 등 3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물렸다. 중국은 이달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 지적재산권 약탈을 명분으로 첨단제품 등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다음날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같은 세율을 매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관세안을 밀어 붙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진다. 중국에 들어오는 미국 물건을 다 합해 봐도 2000억달러가 못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조건을 이용해 중국을 보다 강력하게 몰아붙일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 연설에서 중국이 미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철강 등의 과잉생산으로 세계 금속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약탈 경제의 교과서"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균형을 다시 맞추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中 경고에 긴장하는 美 기업들

중국 상무부는 19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관세 조치를 실행하면 수량과 질량 측면에서 상호 결합된 종합적 조치"로 "강력히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 5~6월 사이 미국과 3차례의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 물건을 연 700억달러만큼 더 사겠다고 양보했지만 무역적자를 2000억달러 줄이자는 미국의 요구는 거절했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 정부의 공격이 중국의 미래산업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고 보고 있다. 양국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바로잡는 것을 넘어서 미국이 중국의 기술굴기를 제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중국측의 계산이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외부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중국은 기존 흐름에 따라 인민 중심의 태도와 개혁개방 추진, 경제의 질적 발전을 견지해 현대경제 체계 건설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중국제조 2025'을 강행하겠다고 피력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6일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발표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포함된 2건의 반덤핑 예비판정과 1건의 반덤핑 일몰재심을 실시해 관세뿐만 아니라 덤핑 부분에서도 미국을 압박했다.
아울러 중국은 오는 7월 1일부터 수입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할 예정이지만 미국산 자동차는 16일 조치로 인해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미국 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다음달 6일부터 40%의 관세폭탄을 맞게 된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지난 2016년 기준 미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한 금액이 925억달러에 이른다며 중국이 보다 강력한 미 기업 압박에 나설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p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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