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전셋값 20% 급락시 집주인 7% 대출받아야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0 17:26

수정 2018.06.20 21:17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전세자금대출 3년새 2배↑..다주택임대가구 34.2%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아
美금리인상·신흥국 불안..국내시장 영향 적을 듯
전셋값 20% 급락시 집주인 7% 대출받아야


전세자금 대출이 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전셋값이 20% 급락하면 임대가구의 7.1%가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불안 등 대외 충격으로 인한 국내 금융권의 영향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가구 1.5%는 DSR 40% 초과

한국은행은 2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최근 은행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전세대출은 2014년 말 35조원에서 지난 3월 말 72조2000억원으로 37조2000억원 늘었다. 아파트 신규입주와 전세가격 상승, 금융기관 영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대출 상승세를 이끈 것은 역시 은행이다.
재원별로는 일반 임차인 대상 은행 재원이 53조2000억원이고 저소득층 대상 기금 재원이 19조원이었다. 전세가격이 외환위기 때처럼 20% 급락할 경우 임대가구의 7.1%는 신용대출 등에 의존해야 전세보증금을 내어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5%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한다. 임대가구 재무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다주택임대가구 34.2%가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많아 전세가가 급락할 때 유동성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 카드 분야도 스트레스테스트

한은이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개발하면서 카드,보험, 증권, 상호금융, 저축은행까지도 외부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은행부문 모형과 비은행 부문 모형을 연계한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구축해 금융시스템 전반의 복원력을 정교하게 평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시장금리 상승, 국내 경기둔화 등이 발생할 때 비은행금융기관의 복원력을 나타낸다. 시장금리 상승 충격에 따른 보험회사의 RBC비율 변화를 살펴보면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할 때 2017년말 257.9%에서 182.9%로 75.0%포인트 하락한다. 금리가 3%포인트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선 보험회사 상당수의 자본비율이 감독기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조합은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할 경우 순자본 비율이 2017년말 8.2%에서 8.0%로 낮아졌으며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4.2%에서 13.9%로 떨어졌다. 같은 상황에서 증권회사의 NCR은 2017년말 636.3%에서 576%로 60.3%포인트 하락했고 신용카드회사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017년말 24.2%에서 23.3%로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이 결과들은 금리가 2%이상 오른다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현재로서는 해당 기관들의 건전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흥국 불안에도 BIS 안정권 판단

지난 4월 중순 이후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 자산가격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해당 국가에 그쳤고 2013년 긴축발작 당시에 비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 유출도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 지속, 높은 국가신용등급 등 대외건전성 면에서 차별화돼 있어 이번 신흥국 금융불안이 국내로 파급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무역분쟁, 남유럽 국가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둔화된다는 전제에서 이뤄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들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이하 BIS 비율)은 8%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금리가 2%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했을때 국내은행의 BIS비율은 2017년말 15.2%에서 14.4%까지 하락했다.

또 시장금리가 3%포인트 오르는 경우에는 BIS비율이 13.7%까지 떨어졌다.
만약 국내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1.7%포인트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국내은행 BIS 비율은 각각 14.3%로 낮아진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