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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북한 건설하는 김정은 中 선전·상하이에서 답 찾을까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0 17:33

수정 2018.06.20 20:50

중앙정부 추진력 발판으로
사회주의 지키며 경제 성장
새로운 북한 건설하는 김정은 中 선전·상하이에서 답 찾을까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의 고도성장을 이끌던 주요 경제특구가 '2.0시대'를 맞고 있다. 덩샤오핑이 지난 1978년 개혁개방 노선을 정립하며 지정했던 선전 등 주요 경제특구는 중국을 세계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려놓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사회주의 노선을 견지하면서도 제한된 문호개방을 통해 중국식 사회주의경제 모델을 안착시키는 데 경제특구의 역할은 지대했다. 북한이 세기의 담판인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혁개방에 나선 가운데 중국의 경제특구 성공 모델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관련기사 4면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선도할 중심도시로서 선전 특구를, 장쩌민은 중국의 금융중심지로서 상하이 푸둥신구를, 후진타오는 새로운 성장지역으로서 톈진의 빈하이신구를 육성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천년대계'로 추진 중인 슝안신구는 선전경제특구와 상하이 푸둥신구에 이은 중국의 세번째 국가급 특구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특구는 이 같은 1.0 시대를 마무리하고 경제특구 2.0 시대를 열고 있다.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이 밀어붙인 주요 경제특구들이 중국 개혁개방 40년을 맞아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주변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경제 클러스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주요 거점으로 도약 중이다.

특정 지역을 칸막이로 막아 수출입 메카로 활용됐던 경제특구가 1.0 모델이었다면 경제특구 주변 지역을 통합한 광역클러스터의 허브로 거듭나는 게 경제특구 2.0 모델의 모습이다. 시진핑 주석이 글로벌 자유무역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면서 기존의 협소한 경제특구 개념을 깨고 주변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클러스터의 중심지로 기존 경제특구의 역할을 전환하기 시작한 것.

이처럼 광역경제클러스터로 재편하는 '경제특구 2.0'을 이끄는 대표적 지역으로 선전, 상하이, 슝안, 톈진이 꼽힌다. 선전은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세계적 경제권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인 웨강아오(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 플랜의 핵심 요충지가 됐다. 또 우한과 충칭에서 동쪽 해안까지 연결하는 창장경제벨트의 성공을 위해 상하이 푸둥신구 역할에 거는 기대도 크다. 슝안과 톈진은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성) 프로젝트라는 메가시티 건설계획의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중국 내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 경제특구의 눈부신 성장이 북한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정부의 막강한 추진력으로 기존 체제안정을 유지하면서도 대외문호를 여는 중국식 모델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톈진 빈하이신구 모델을 연구해온 중국의 경제 관계자는 "북한의 역대 지도자들은 예전부터 중국의 경제특구를 벤치마킹 요인으로 연구해왔다"면서 "세계적으로 금융중심지로 거듭난 상하이 푸둥신구를 당장 도입하긴 힘들지만 중국 지도자들의 리더십으로 개혁개방을 주도해온 점을 북한도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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