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자산으로 빚 못갚는 가구 1년새 3만4000곳 늘었다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0 17:34

수정 2018.06.20 20:53

1분기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대출금리 1%포인트 오르면 고위험 4만4000가구 증가
가계부채가 여전히 예년 증가율을 상회하는 가운데 시장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소득이나 보유 자산으로 빚을 갚기 어려운 고위험가구가 1년 만에 3만4000가구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금리가 상승하면 소득 2~3분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전세자금 대출은 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2018년 1·4분기 말 1468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 늘었다. 지난해 1·4분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2010~2014년 중 분기평균인 7.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정부의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은 크게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1·4분기 6조9000억원으로 전분기(2017년 4·4분기) 12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으며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도 6.9%로 최근 3년 기준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기타대출은 올해 1·4분기 기준 10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자금 대출은 2014년 말 35조원에서 지난 3월 말 72조2000억원으로 37조2000억원 늘었다. 이 때문에 최근 전세가가 하락하면서 임대가구들이 전세보증금을 내줄 때 신용대출에 의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3월 말 기준 고위험가구는 34만6000가구로 부채를 진 전체 가구 대비 3.1%로 나타났다. 2016년 3월 말(31만2000가구)보다 3만4000가구 늘었다. 고위험가구는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DTA)가 100%를 넘는 가구를 뜻한다. 소득이나 자산매각으로 부채를 상환하기 버겁다는 의미다.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고위험 가구는 3.1%(34만6000가구)에서 3.5%(39만가구)로 0.4%포인트(4만4000가구) 늘고 2%포인트 오르면 3.1%에서 4.2%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신용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은 은행으로 나타났다.
올해 1·4분기 중 가계신용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3·4분기 대비 16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은행이 12조3000억원 늘었으며 비은행은 4조4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의 경우 고신용, 고소득층의 대출 비중이 상승해 여전히 신용이 높은 이들에게만 대출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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