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Change]

'중국판 맨해튼' 탄생… 상하이 넘어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날갯짓

개혁개방, 中 경제특구서 답을 찾다 <2> 상하이 푸둥신구
新 자본시장통합법 거센 후폭풍
외국자본 시장참여 길 확 열리고 원금·수익률보장 이재상품 사라져
국내외 금융회사·기관 경쟁 점화
훙차오공항 인근에 다훙차오 개발..창장경제벨트 요충지로 육성 계획
글로벌 기업들 벌써부터 속속 입주

【 상하이=조창원 특파원】 베트남 호찌민시는 지난 2002년부터 푸둥금융지구를 벤치마킹해 동남아를 대표하는 베트남의 경제 허브로 투티엠 신도심지구를 개발 중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2.2배에 달하는 부지에 베트남을 대표하는 메가 금융도시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개혁개방에 나선 사회주의국가를 비롯해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각국 도시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푸둥신구가 주목받고 있다.

상하이 푸둥신구는 이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경제개혁에 나섰다. 뉴욕 맨해튼에 버금가는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는 것을 비롯해 상하이 주변을 아우르는 창장경제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으로 외연확장을 모색중이다.

■푸둥 '중국판 맨해튼' 선언…금융시장 빅뱅

상하이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와이탄에서 여행객들은 요즘에도 황푸강 건너 푸둥 루자주이 금융무역구를 향해 즐거운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러나 강 건너 금융지구는 한마디로 전쟁 중이다. 지난 4월 중국판 신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발표되면서 엄청난 후폭풍이 일고 있다. 핵심은 외국인의 중국 현지 금융기관 지분 상한 제한을 없애는 것과 중국의 독특한 금융상품인 원금보장형이나 수익률보장형 이재상품(금융투자상품)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 증감위는 지난 4월 29일 자국 내 은행업·보험업·증권업·자산운용업 합작사의 외국인 지분 상한을 기존 49%에서 51%까지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내 합작증권사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보아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금융개방 확대조치를 서둘러 시행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인민은행 이강 총재가 발표한 금융개방 확대 조치 가운데 '수개월 내 시행하겠다'고 언급한 조치 중 하나다. 이강 총재는 6월까지 △은행 및 금융자산관리 회사의 외자지분비율 제한 폐지 △외국 은행의 중국 역내지점 설립 허가 △증권사 펀드운용사 선물회사 생명보험사 외자지분비율 상한선 51%까지 확대 및 3년 후 제한 폐지 △합작증권사 역내(중국) 출자자의 최소 1개 증권사 보유조건 폐지 △조건 부합 외국투자자 중국 내 보험대리 및 보험회사 운영 허용 △외자 보험중개회사 사업범위 제한 폐지 등 6개 항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3년 후 외국인 지분 제한을 아예 철폐해 외국인 투자자가 100% 지분을 소유하는 것도 중국 자본시장 구조조정의 핵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7년 푸둥신구 통계연감에 따르면 이 지역에 총 963개의 금융 관련 기관이 포진해 있다. 유관 업종 종사자는 약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푸둥금융지구에선 이번 법안 발표 이후 금융회사를 아예 닫거나 새로 오픈하는 후폭풍이 불고 있다. 거대한 '게임의 룰'이 바뀌면서 실력이 떨어지는 금융기관은 아예 문을 닫고 기회를 포착한 곳은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형관 상하이법인장은 "중국이 본격적인 개방은 안했는데 이번 조치로 개방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가 구성될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외국자본에 시장 참여의 길이 열리는 셈인데 준비된 회사들엔 새로운 기회가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원금 보장과 과도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이재상품 판매도 실질적으로 금지되면서 투자형 상품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은행은 자산운용사 설립에 적극 나선 가운데 증권사들은 사업부문별 구조개편에 적극 나섰다.

상하이 푸둥이 자국의 금융시장 보호를 위해 세웠던 칸막이를 철폐하면서 명실상부한 '중국판 맨해튼'으로 거대한 실험에 나선 것이다. 신 법인장은 "중국의 금융개혁 전에도 이곳의 투자자산운용 시장은 매년 30∼40% 성장세를 보였는데 앞으로 더욱 커질 시장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국내외 기관들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상하이 금융중심가 푸둥 루자주이에 미래에셋타워를 비롯한 금융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금융개방 정책을 내놓으면서 이곳에 입주한 국내외 금융기관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창장경제벨트 아우르는 허브 도약

금융허브로 자신감을 확보한 중국은 푸둥신구를 포함한 상하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경제성장에 막대한 자금 젖줄이 될 푸둥신구가 중국의 글로벌 확장 전략인 일대일로와 창장경제벨트 및 창장삼각주 일체화에 힘을 불어넣는 핵심 요충지로 거듭하는 것이다. 특히 우한과 충칭 및 상하이를 동서로 길게 연결하는 창장경제벨트의 성공에 거는 중국 정부의 기대가 크다.

KOTRA 이윤식 상하이무역관은 "상하이가 자유무역항을 더욱 확대하는 가운데 무역시스템도 국제적 기준을 갖추면서 중국의 대표적인 대외개방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창장경제벨트 확장의 핵심 허브의 요충지로 훙차오공항 인근에 '다훙차오'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까지 창장삼각주를 활성화시키는 내용을 담은 '창장삼각주 도시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이 안의 핵심은 훙차오공항 인근에 다훙차오라는 종합상업지구를 만든다는 것이다. 창장삼각주 지역들과 상하이를 연계해 세계적인 사업 요충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상하이시가 주로 푸둥 방면으로 개발을 해오다가 창장경제벨트와 연계를 위해 서쪽 개발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상하이 서쪽 끝에 위치한 이 지역은 여전히 논밭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훙차오공항 인근 지역에는 이미 이 지역이 급부상할 것으로 내다본 글로벌 기업들이 발빠르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상하이 알리바바 본사가 이 지역으로 이전 중인 데다 크라이슬러를 비롯해 한국의 CJ 중국본사도 지난해 말 이 지역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 관계자는 "경제특구라는 기존 제한된 개념은 이젠 의미가 없으며 전국구 혹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 시작됐다"면서 "훙차오 인근이 창장경제벨트의 중심 허브가 될 것이란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지면서 주변 부동산값도 껑충 뛰고 있다"고 전했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