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설'만 무성한 우리은행 M&A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지분의 신속한 매각 방침을 밝혔다. 올 5월에는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의 정부 잔여지분 문제와 관련해 '선(先)지주사 전환·후(後)정부 잔여지분 매각' 방침을 공식화했고, 지난 19일 우리은행 이사회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승인했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장에선 우리은행의 인수합병(M&A)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된 후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의지를 내비침에 따라 자산운용사, 캐피털사, 증권사 인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동안 물망에 오른 증권사만 해도 하이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그리고 최근에 교보증권 등이 있고, 아주캐피탈과 같은 캐피털사와 자산운용사 이름도 거론됐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황에 의한 '설'일 뿐 어느 것 하나 명확히 검증된 것은 없다. 우리은행 M&A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은 대부분 이런 소문들을 부인하거나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M&A 대상으로 거론되자 회사 차원에서 적극 반박했고, 삼성증권도 마찬가지였다. 교보증권의 경우 우리은행은 부인했지만, 교보증권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은 의사 타진이 있었다고 하는 등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문제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난무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혼탁해지고, 해당 회사는 물론 고객과 투자자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망에 올랐던 한 증권사 직원은 "근거 없는 소문이 마치 그럴듯하게 퍼지면서 회사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해지고, 고객들로부터 문의도 빗발쳤다"고 토로했다. 대상이 되는 회사들이 대부분 상장사이다 보니 주가가 동요하는 일도 발생해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M&A와 같은 대형 이슈가 예상될 때마다 사전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시장의 생리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사달이 나기 마련이다. 금융당국이 시장에 퍼지는 뜬 소문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지만 한계가 있다. 중요한 건 검증되지 않은 소문을 조기에 걸러낼 수 있는 시장의 자정 노력과 선진적인 시장문화 정착이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금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