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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면적 비핵화 시작" 트럼프 자찬… 美언론은 "움직임 없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2 17:32

수정 2018.06.22 17:45

"곧 파괴" 약속 서해발사장.. 트럼프 "파괴 중" 언급 불구 38노스 "해체 활동 안보여"
미·러 정상회담 논의 위해 볼턴, 다음주 러시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이 대형 핵 시험장 4곳을 파괴했다며 "전면적 비핵화(Total denuclearization)가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 시험장을 해체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보도들이 나와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인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그들(북한)이 탄도미사일 포함, 미사일 발사를 멈췄다. 엔진 시험장을 파괴하고 있다. 이미 대형 실험장 가운데 한 곳을 폭파했다. 실제로는 실험장 4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일은 전면적인 비핵화로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매우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 핵미사일 정보에 정통한 미국 관료들은 익명을 요구하며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새로운 핵 실험장 폐기 움직임의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언급 실험장, 풍계리일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곧 파괴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도 아직 뚜렷한 해체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미국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21일 보도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의 엔진 시험용 발사대는 그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대형 우주발사체에 사용할 수 있는 대형 액체연료 로켓엔진을 시험하는 용도로 활용됐다. 이날 38노스는 지난 12일 북·미 회담 이후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서해위성발사장 로켓엔진 시험용 발사대의 해체와 관련한 명확한 활동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실험장 4곳은 북한이 지난달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들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만간 폐쇄될 것으로 알려진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포함하거나 다른 곳을 추가로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의 2∼4번 갱도 3곳을 연쇄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1차 핵실험이 진행됐던 1번 갱도는 이미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폐쇄된 상태였다.

■"미·러 정상회담 가능성"…볼턴, 내주 러시아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높이 자평했다. 그는 정상회담에 대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우리는 (후속작업을) 계속해나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관해 엄청난 진전을 만들어왔다. 내가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이야기한 그 이후에도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북한)은 (핵 문제를) 끝내길 원하고 우리도 끝내길 원한다. 우리는 매우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미·러 정상회담 개최 시점과 관련, "다음 달 11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 이전이나 13일 영국 방문 이후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미·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 러시아를 방문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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