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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펀드 어때요?] 남북경협 단계별로 포트폴리오 재정비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16:43

수정 2018.06.25 09:53

하이자산운용 '하이 코리아 통일 르네상스 펀드'
경협 시나리오 4단계 설정 대형보다 중형주 위주 투자
설정후 4년간 65.93% 수익
[이런 펀드 어때요?] 남북경협 단계별로 포트폴리오 재정비


남북 관계가 해빙 무드를 보이면서 남북 경제협력주에 주로 투자하는 통일펀드가 재부상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달 '하이 코리아 통일 르네상스 펀드' 출시 4주년을 맞아 펀드를 재정비해서 내놨다.

이 펀드는 2014년 5월 설정된 펀드로,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통일 관련주에 투자한다. 박근혜정부 시절 '통일 대박론'을 계기로 출시됐으나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펀드로 전락했다.

하이자산운용은 펀드를 청산할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하이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남북 해빙 무드에 힘입어 견조한 수익률을 나타내면서 이에 주목한 판매사들의 문의가 지속돼왔다"며 "내부 논의 끝에 회사의 운용철학인 사회책임투자 코드에 맞춰 펀드를 정비하고 육성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이 코리아 통일 르네상스 펀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정성·정량적 기업분석을 토대로 남북통일 가상 시나리오에 따른 단계별 수혜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재정비됐다. 남북통일 가상 시나리오는 '남북 경제협력→화폐통합·자본이동→경제성장과 민주화→경제통합·정치통합'의 4단계로 설정했다.

펀드 운용역인 김연수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남북 경제협력 단계별 유망섹터를 분석해 투자전략과 수혜업종별 접근을 기본전략으로 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인프라 확충 및 산업생산기반 정비로 건설, 전력에너지, 자원개발 등의 업종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기단계에서는 본격적인 기업투자 확대로 생산재 또는 중간재인 기계, 소재, 환경 업종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후기와 통일 논의 단계에는 소비재나 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라 가전, 자동차, 관광 등의 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펀드는 대형주보다 중형주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가져가는 전략을 택했다. 중대형 가치주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모멘텀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전략종목으로 큰 수익을 얻는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남북 경제협력과 통일은 저성장에 갇힌 한국 경제에 강력한 성장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는 키워드"라며 "단기간에 끝나는 이벤트가 아닌 최소 20~30년간 진행되는 메가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주보다는 중형주 비중을 높게 가져가면서 남북 경제협력부터 통일까지 단계별 원칙에 맞는 저평가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모멘텀 발생 시 펀드가 보유한 중형주 반등을 바탕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하이 코리아 통일 르네상스 펀드'는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4월 말 현재 설정일(2014년 5월 15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65.93%를 기록했다. 1개월, 6개월, 1년의 누적 수익률은 각각 7.25%, 9.97%, 20.88%다.


김 팀장은 "가격이 싼 주식으로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지속한 결과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남북 경협의 구체적인 일정이 제시될 때마다 철저한 조사분석을 통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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