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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업계 지각변동… 롯데·신라·신세계 '3강체제'로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16:47

수정 2018.06.25 09:58

3위 신세계, 인천공항 T1 2개 사업권 모두 획득
롯데 점유율 설립 이후 처음으로 30%대로 하락
신세계, 1년간 임대료 3370억원 달해 우려 목소리도
면세점업계 지각변동… 롯데·신라·신세계 '3강체제'로


국내 면세점업체 '트로이카 시대'가 본격화된다. 부동의 업계 1위였던 롯데의 점유율은 다소 하락하고 3위인 신세계 점유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2위 신라면세점과 함께 '빅3' 체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면세점 분야 초미의 관심사였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2개 사업권의 새 주인이 모두 신세계로 결정되면서 면세점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진행된 관세청의 인천공항 T1 DF1(화장품·향수, 탑승동 전품목), DF5(패션·피혁) 특허심사에서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은 2개 사업권을 모두 가져갔다.

해당 사업권은 롯데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등 실적 악화로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반납한 것이다.

이번에 신세계가 해당 사업권을 모두 가져가면서 롯데면세점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30%대로 점유율이 내려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2개 사업권의 매출은 8700억원 수준으로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14조4000억원)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점유율 기준으로 단순 합산시 롯데는 41.9%에서 35.9%로 낮아지게 된 반면 신세계는 12.7%에서 18.7%로 상승하게 된다. 올해 들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기대되고 있어 면세점 매출 회복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7월 신세계가 시내면세점인 강남점 오픈 후 추가적인 점유율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20%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HDC신라면세점 포함시 29.7% 점유율을 기록중인 신라면세점까지 더하면 전체 면세점 매출 비중의 80%를 크게 웃도는 '빅3 체제'가 보다 공고해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면세점 인수를 통해 면세사업을 시작한지 6년밖에 안됐지만 이번 T1 사업권 경쟁에서 승리하며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과 단번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명동점을 비롯해 스타필드, 시코르 등에서 보여준 콘텐츠 개발 능력에 좋은 평가를 준 것 같다"며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입찰전을 진두지휘하며 결국 승리로 이끈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입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세계는 2개 사업권 입찰전에서 롯데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다. 이는 정 총괄사장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개 사업권에 대해 신세계와 신라가 낸 입찰가격의 차이가 675억원에 달한다.

신세계는 T1 2개 구역의 영업을 시작하는 다음달부터 1년간 3370억원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
임대료율만 47% 수준이다. 이는 신세계가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T1 D7의 임대료율(39%)을 8%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수준의 큰 입찰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롯데, 신라, 신세계의 빅3 체제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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