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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갈등 고통… 美-中 누가 더 오래 견딜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17:08

수정 2018.06.25 10:48

중국정부 시장 개입 노골적.. 금융시장 통제·기업 압박에 미국이 먼저 무릎 꿇을수도
통상갈등 고통… 美-中 누가 더 오래 견딜까

미국과 중국간 통상 갈등은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잇따라 경고하고 있지만 무역전쟁이 이들 두 나라에 아직은 실질적인 경제적 충격을 주지 않고 있어 서로 보복으로 맞서는 악순환을 한동안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경제 전반의 충격이 아직은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 다국적기업들과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최초의 희생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자칫 중국보다 미국이 먼저 무릎을 꿇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WSJ은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폭탄 위협에 미 철강가격이 뛰고,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낀 미국산 콩 가격이 하락하는 정도가 눈에 보이는 충격이다. 그러나 조만간 이 같은 흐름에도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번주 미 행정부가 중국의 대미 투자규제를 발표할 예정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보복관세로 대응하면 2000억달러 규모로 관세대상을 확대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선 상태다.

■"관건은 누가 오래 견디느냐"

WSJ은 미 행정부 계산으로는 중국이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이번 갈등으로 미국보다는 중국이 잃을게 많겠지만 실제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더 많이 잃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고통을 감내하는 면에서는 미국보다 중국이 유리하다고 WSJ은 판단했다.

우선 시장이다. 중국은 금융시장에 정부 입김이 세기 때문에 금융정책을 통해 충격을 어느 정도는 보완할 수가 있다.

반면 미국은 다르다. 미 주식시장은 향후 양국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를 놓고 우려가 증폭되면서 중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캐터필러, 보잉 등 다국적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관세가 매겨지는 중국 제품 규모가 커지면 다음 차례는 소비재 업종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중국 물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는 중국 업체에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미 소매업체나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게 된다. 관세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소매업체들이, 가격으로 반영되면 소비자들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신발부터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중국이 거의 독점적인 생산자인 경우 마땅한 대체 수입선도 없다.

■다국적 기업 속수무책 피해 가능성

이 과정에서 미 다국적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다국적 기업들 대부분이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입하기 때문이다. 또 미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외국 다국적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관제 성격이 짙은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맞닥뜨릴 수 있다. 중국은 이와함께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도 있고, 위안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만회할 수도 있다.
이전 같으면 미국의 압력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으로 억제됐겠지만 지금은 미국이 WTO를 사실상 무력화시킨 상태라 거리낌없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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