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동행취재] 김부겸 장관 "현장공무원 인력충원 위한 제도 개선할 것"

김장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17:37

수정 2018.06.25 09:56

대구공항 출입국 찾은 행안부 장관 
직원 15명과 소통행보… 일자리 정책 해법 찾기 신호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이 22일 대구공항 출국장에서 배상업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으로부터 애로사항 등을 들은 뒤 고충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이 22일 대구공항 출국장에서 배상업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으로부터 애로사항 등을 들은 뒤 고충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 대구=김장욱기자】 정부가 현장공무원 충원을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부쳤다. 첫 신호탄으로 김부겸 행정안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대구 지역을 찾아 현장공무원들의 애로와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인력충원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본지 기자가 김 장관과 동행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공항에서 출입국 심사하는 저희들도 올 여름에는 비행기 타고 여행가고 싶습니다.
행복추구권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생존권만이라도 지킬 수 있도록 신속한 직원 증원이 이뤄지길 학수고대 합니다"

이날 오후 2시 동대구역에 도착한 김 장관은 몇 년새 출입국자가 급증하면서 격무로 고생하는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들을 만나기 위해 대구공항으로 행선지를 먼저 잡았다.

특히 그는 이후 부산일정으로 예약해뒀던 KTX 탑승시간도 뒤로 미루면서 대구국제공항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빠짐없이 방문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고 일자리 정책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대구공항 출입국공무원 최대한 충원...담당인원 15명 불과

대구공항을 찾은 김 장관은 자동출입국 등록 등 각종 민원사무를 처리하는 출입국민원실 근무자를 격려하고, 내·외국인의 출입국심사가 이뤄지는 출국장 및 입국장의 심사현장을 꼼꼼하게 살폈다. 김장관 특유의 현장감과 섬세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 장관은 이곳에서 배상업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 등으로부터 근무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자세하게 들었다. 대구공항은 저비용항공사(LCC) 유치 전인 2013년 14만4000명에 불과하던 출입국자 수가 지난해 155만8000명으로 무려 982%나 증가했다는 설명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 많은 인원을 감당해야 하는 출입국심사팀 인원은 고작 15명에 불과하다는 것. 그 마저도 대구 소속 직원은 8명뿐이고, 나머지 7명은 제주청에서 긴급 수혈된 지원 인력(1개월 또는 3개월 단위로 교대지원)으로 채워졌다.

김 장관은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가지 뭘 했느냐"면서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해준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김 장관은 출입국장에서 근무 중인 김효수 출입국심사팀장을 만나 직원들의 고충도 직접 들었다. 김 팀장은 인천·김포·김해공항 등에서 근무했고, 국내 공항이 갖는 다양한 어려움과 특수성 등을 경험한 26년차 베테랑 공무원이다.

그는 "현재 대구공항이 겪는 어려움은 차원이 다른 범주로 봐야 한다"며 "직원부족에 따른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기피부서로 인식되고, 공직자로서 자부심은 커녕 공장 근로자나 막노동하는 사람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왜 공무원이 됐나 할 정도로 자괴감마져 든다"고 하소연했다.

직 원들의 목소리를 들은 후 출입국 심사 및 보안 현장 등 대구공항 내부를 꼼꼼히 둘러본 김 장관은 "현실이 이 정도인 줄 몰랐다. 안타깝고 죄송하다"면서 "인원 충원이 신속히 될 수 있도록 조직체계를 수시직제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공무원 열렬한 환영 받은 김부겸 "인원충원 등 최선"

이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으로 장소를 옮긴 김 장관은 근로개선지도과, 산재예방지도과 등을 둘러본 후 근로감독관, 직업상담원 등 현장근무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참석자들의 열렬한 환영에 김 장관은 환하게 웃으면서 "현장의 목소리·애로사항 등을 듣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상한제 시행 등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 최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여러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장공무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 "핵심 업무를 담당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충실히 해 줄 것을 당부한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일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면 적극적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 백지영 근로감독관은 "2명의 아이를 둔 엄마지만 과도한 업무량으로 육아휴직은 1년만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동료 얘기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백 감독관은 "조사 당사자도 아닌 친구분이 조사과정에 동행, 조사 중 갑자기 흉기를 꺼내들면서 '감독관이 편파 수사한다'며 협박 당하는 아찔한 순간도 겪었다"면서 하루빨리 근로감독관을 충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 김 장관은 일자리와 복지를 한 곳에서 서비스하는 대구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장관은 취업지원, 사회복지 등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짧지만 민원인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 장관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최일선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면서 "대국민서비스 품질과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출입국심사관, 근로감독관 등 인력 보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대구에서 또 다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