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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최민철, 한국오픈서 생애 첫승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17:40

수정 2018.06.25 10:24

3R서 7언더파 몰아친 후 마지막날 2언더파 추가
박상현 제치고 우승컵 들어 디 오픈 출전권도 획득
'아웃사이더' 최민철, 한국오픈서 생애 첫승


【 천안(충남)=정대균 골프전문기자】 출전에 제한 없이 모든 골퍼들에게 문호가 개방된 대회를 오픈 대회라 한다. 그 중에서도 US오픈, 디 오픈 등 내셔널 타이틀 대회는 오픈 대회 중의 오픈 대회로 통한다. 한국오픈도 마찬가지다. 한국오픈의 출전 자격은 지난 10년간 대회 우승자,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60위 이내, 아시안투어 상위 50명, 세계랭킹 250위 이내(3명), 작년 한국아마추어와 한국미드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자, 현 국가대표 8명, 퀄리파잉을 거쳐 선발된 18명 등이다.

여러 카테고리 중에서 한국오픈을 '진정한 오픈'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퀄리파잉이다. 이 예선전을 거쳐 출전한 이른바 '아웃사이더'들이 쏟아낸 스토리가 골프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2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서 막을 내린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 대회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최민철(30·우성종합건설·사진)이다.

최민철은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잡아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최민철은 시즌 3승 도전에 나선 박상현(35·동아제약)의 집요한 추격을 1타차로 뿌리치고 우승 상금 3억원과 디 오픈 출전권을 보너스로 챙겼다. 2011년 투어 데뷔 이후 62번째 대회 출전만에 거둔 감격의 생애 첫승이다.

최민철은 이번 대회에 KPGA코리안투어 상금 순위로 출전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아웃사이더'는 아니다. 그러나 골프 커리어를 보면 그는 엘리트 골프와는 분명 거리가 멀다. 그는 14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서 학업과 골프를 병행했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스카이72에서 연습생(2006년부터 3년간) 생활을 하다 세미프로가 됐다.

그 뒤로 연습생을 그만 두고 투어 프로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다시 한번 골프를 그만 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후견인이 나타났다. 자신을 아들처럼 키워준 양아버지였다. 최민철은 레슨과 투어를 병행하던 작년 마지막 3개 대회서 준우승을 거두면서 경제적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3라운드 무빙데이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2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간 최민철은 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서 전 세계적 화제의 인물이 된 최호성(45)이 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그러나 최민철에게는 강점인 웨지샷이 있었다. 6번홀(파4)에서 100m남짓 거리에서 웨지샷으로 친 두번째 샷을 핀 2m에 붙여 버디를 잡아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기세가 오른 최민철은 10번, 11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2위권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그러면서 디 오픈 출전권이 주어지는 2위의 주인공에 더 관심이 쏠렸다.
최호성이 후반들어 급격한 체력 감소로 경쟁에서 밀린 가운데 시즌 3승에 나선 박상현이 이날만 5타를 줄여 2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에 입상했다.

준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보탠 박상현은 5개 대회만에 5억4880만원으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상금랭킹 1위를 질주했다.
또한 지난주까지 2위였던 제네시스대상 포인트 부문서 600포인트를 추가해 맹동섭(32·서산수골프앤리조트)을 제치고 1위(2890점)로 올라섰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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