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영 칼럼]

이젠 여당이 매맞을 차례

지령 5000호 이벤트

경제 함정에 빠질 가능성 커.. 홍보로 풀 수 있는 선 넘어
소득주도성장 다시 돌아보길


6·13 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정치인들이 많이 놀란 것 같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었고, 문재인 대통령도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두렵다고 했다. 정치인들이 임자를 만났다. 국민은 자신들이 주인이고 정치인은 심부름꾼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해타산만 앞세운 정치를 해온 정치인들에게 몹시 화가 나 있다. 그래서 야당이 먼저 매를 맞았다. 이제는 여당이 맞을 차례다. 기억해야 할 것은 국민의 눈높이가 예전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지금 잘나간다고 방심했다가는 야당 꼴 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런 점에서 가장 걸리는 것이 경제다. 그중에도 일자리 문제가 여당의 발목을 잡지 않을지 우려된다. 최근에 나온 고용 통계를 보면 그렇다. 30만명 정도는 돼야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취업자 증가폭이 올 들어 10만명대로 줄더니 급기야 지난달에는 7만2000명까지 내려갔다. 청년실업률도 10.5%로 높아졌다. '금융위기 이후 최저'라거나 '통계작성 이후 최악'이란 표현이 단골메뉴가 되다시피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런 상황을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1년여의 짧은 경험을 근거로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소득주도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정책수단들이 옳은 방향이었는지 의문을 갖는 것은 합리적이다. 그런 의문을 두 가지 질문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고용이 나빠졌는가. 둘째, 정부가 양극화 해소에 역점을 두고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는가. 요컨대 경제가 정부 의도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J노믹스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다. 그 원인을 규명하고 미비점을 보완해 경제가 원래 의도한 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문재인정부 경제팀이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여당의 대응을 보면 걱정스럽다. 여당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제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홍보 부족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여기에는 J노믹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부 보수매체의 의도된 흠집내기의 결과라는 인식도 깔려 있다. 그런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본질은 아니다. 정책 의도와 그 정책의 추진으로 나타난 결과 사이의 상충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식의 대응은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어 J노믹스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상호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정의로운 분배, 즉 분배 개선이다. 분배 개선은 우리 경제에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지만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고용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 마이너스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혁신성장이다. 그래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혁신성장 정책비중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청와대에는 소득주도성장론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김 부총리가 홀로 혁신성장 깃발을 흔들고 있지만 청와대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 부총리에게 힘을 더 실어줘야 할 이유다. 다음 총선까지는 2년도 남지 않았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