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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文정부, 통상마찰 '복병'에 유의하길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5 17:02

수정 2018.06.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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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위기는 늘 밖에서 닥쳐.. 보유세 타이밍 조절해야
중국 인민은행이 24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췄다. 시중에 더 많은 돈을 풀기 위해서다. 효과는 약 1000억달러(약 111조원)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과 통상전쟁 중이다. 양쪽 다 골이 잔뜩 올라 있어 어느 나라도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다. 우리도 대비가 필요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5일 중국산 제품 500억달러어치에 25%의 고율관세를 물렸다. 바로 이튿날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똑같은 규모로 맞받아쳤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2000억달러어치에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두 '고래'가 다투는 싸움판에 유럽연합(EU)도 가세했다. EU는 22일부터 28억유로어치 미국산 제품에 최대 25%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앞서 미국은 64억유로 상당의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높은 관세를 물렸다.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빅3가 '이에는 이' 전략으로 뒤엉켜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하나 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산이 주목표라지만 한국차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전략은 예측 불가다. 언제 현대·기아차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동차 교역의 불균형을 줄기차게 문제 삼았다.

통상전쟁은 공멸을 부른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1930년대 대공황이 그 증거다. 특히 1930년에 미 의회가 통과시킨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경기를 악화시킨 주범으로 꼽힌다.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무역전쟁은 양쪽 모두 패자만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관세 인상이 세계교역에 중대한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귀담아들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국이 고래들 싸움을 말릴 능력은 없다. 우리로선 파장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의 1·2위 교역상대국이다. 무엇보다 수출이 걱정이다. 올 들어 수출은 증가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4월엔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되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5월 들어 다시 두자릿수를 회복하긴 했지만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

이런 마당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 바람에 우리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0.5%포인트나 낮다.
20년 전 외환위기, 10년 전 금융위기에서 보듯 한국 경제는 외풍에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으로 정부는 무슨 정책을 펴든 대외변수를 꼭 염두에 두기 바란다.
보유세를 손질하는 세제 개혁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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