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세계 1위 환적항만 싱가포르항.. 유럽-亞 잇는 ‘연결고리’ 수행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5 17:22

수정 2018.06.25 22:18

정부 전방위 지원·지리적 이점  
운영사 PSA 지분 100% 정부가 보유해 지원 용이 국내업계 "정부지원 절실" 
세계 1위 환적항 싱가포르항의 파시르판장 터미널 전경. 사진=성초롱 기자
세계 1위 환적항 싱가포르항의 파시르판장 터미널 전경. 사진=성초롱 기자

【 싱가포르=성초롱 기자】 전 세계 수많은 항만 가운데 환적항은 알짜배기 항구로 꼽힌다. 해당 국가의 수출입 물량을 주로 담당하는 항구와 비교해 항만이용료와 하역비 등을 통한 높은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찾은 싱가포르항은 부동의 세계 1위 환적항만이다. 이를 증명하듯 싱가포르항 내 67개 선석(배를 정박하는 자리)에는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총 6개 터미널을 운영 중인 싱가포르항에서 설치된 크레인만 2100개에 달한다. 이날도 항만에 정박된 배 위로 쉴 새 없이 컨테이너를 집어 싣고 있는 대형 크레인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싱가포르항을 거치는 환적물량은 지난 2015년 연간 약 2783만 TEU(1TEU는 20피트(약 6m 길이 컨테이너 한 개))에서 지난해 3030만 TEU 규모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싱가포르항이 세계 최대 환적항이 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과 지리적 이점이 꼽힌다. 국가 개방정책을 통해 물류산업 육성을 추진하며 동서남아 지역물류의 허브 항구로써 자리매김 했다. 최근에는 유럽 뿐 아니라 미주, 중동, 인도, 오세아니아 지역을 향하는 배들도 집결하고 있으며, 국내 해운사도 예외는 아니다.

김신 현대상선 동서남아본부장은 "매주 싱가포르항을 거쳐가는 현대상선 물동량만 7300TEU에 달한다"며 "유럽, 아시아를 연계하는 동남아 환적항만에서 당사 역시 서비스 다각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항을 거치는 물동량 중 싱가포르 본토로 유입되는 물량은 10%에도 못 미친다. 물동량 90% 이상은 34개 이상의 피더(Feeder·근거리 운항 선박) 네트워크를 활용해 베트남, 태국 등 동서남아 국가와 다른 대륙 국가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싱가포르항은 PSA가 전담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분 100%를 보유한 터미널 운영사다.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가능한 이유기도 하다.

매튜 웹스터 PSA 홍보 담당자는 "싱가포르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량의 10% 거쳐갈 만큼 세계적인 기항지"라며 "글로벌 해운사와의 협력을 통해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PSA는 지난해 글로벌 해운사인 MSC와 CMA-CGM, 코스코 등과 합작투자를 체결하고 싱가포르항의 파사르판장 터미널을 전용 터미널로 운영 중이다.

PSA는 해외 항만에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국내 부산신항 5개 터미널 가운데 2개를 현재 PSA가 운영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체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 6위 환적항인 부산항의 신항에 마련된 5개 터미널 가운데 국내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곳은 (주)한진이 운영 중인 3터미널이 유일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업이 정상화 되기 위해선 국내 기업들이 항만 운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항만에 투자하는 국가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부산항만공사는 2030년까지 물동량을 3000TEU로 확대해 세계 2대 환적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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