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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해외 IB사업 여전히 걸음마 수준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5 17:27

수정 2018.06.30 01:10

은행들,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IB로 장기성장 꾀해
BOA·MUFG·HSBC 등 글로벌은행들 ⅓ 규모
국내은행 해외 IB사업 여전히 걸음마 수준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국내은행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해외 IB(투자은행)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은행에 비해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은 주요 국가에 IB인력과 데스크를 대폭 늘리고 성과를 도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IB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홍콩·뉴욕·런던·싱가포르 지점 등에 잇따라 IB 데스크 설치 및 전문인력을 대거 파견했으며, 중국 항공기 구입자금 금융주선(8000만달러)과 펜실베니아주 화력발전 개발사업 금융주선(1300만달러), 넥센타이어 체코공장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금융주선(9600만달러) 등의 성과를 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홍콩지점에 IB데스크를 설치한데 이어 올해 뉴욕지점에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IB데스크를 신설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아레스 가스파이프라인 인수 PF 금융주선(1억 4500만달러)과 스타우드에너지 가스발전소 인수 PF 금융주선(1억달러)을 이끌어냈다.

하나은행은 싱가포르와 홍콩을 비롯 최근 뉴욕지점에 IB 데스크를 신설했고, 향후 중남미 지역 IB 관련 업무를 위한 시장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미지역 소재 중견기업 선순위 담보부 대출투자와 호주 고속도로, 경전철 사업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IB시장은 다방면으로 거래가 활성화되어있는 만큼 금융주선과 자문 등으로 수익을 확보하기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제한적인 수익확보를 넘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금융위기 이후 접었던 해외 IB사업에 다시 몰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은행들의 해외 IB사업은 글로벌 은행들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동안 해외 IB사업의 시장성을 내다보고 활발히 진출해온 주요 글로벌 은행들은 해외 IB사업의 규모와 수익비중이 매우 높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BOA(뱅크오브아메리카)와 MUFG(미쓰비시 은행), HSBC(홍콩·상하이 은행) 등은 전체 수익 중 해외 IB비중이 평균 40% 안팎"이라며 "반면 국내 은행들은 몇 년 전부터 의지를 갖고 IB사업에 진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규모는 글로벌 은행의 3분의 1도 안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시중은행들의 전체 수익 중 해외 IB비중은 평균 3% 가량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국내은행들이 해외 IB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에 대체로 공감하지만, 향후 글로벌은행 수준으로 해외 IB사업이 활성화될 것인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해외 IB사업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기 위해선 금융사 간 경계를 뛰어넘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시장 진출 초기 단계에 있어선 은행들 간 공동 협업체계를 가능하게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특정 영역에 대한 접근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수출입은행 등과 같은 정책금융기관들과의 협조도 보다 강화해 (정책금융기관들이)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일정부분 기반으로 삼아 민간은행들이 사업영역을 점진적으로 확장해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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