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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전쟁에 美 의회에서 반기 꿈틀, 11월 중간선거가 '칼자루'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6 16:35

수정 2018.06.26 16: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유세 지원을 위해 메릴랜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유세 지원을 위해 메릴랜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신봉하던 미국 공화당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고삐풀린 무역전쟁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공화당 내 보수주의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무역 질서와 세계 패권을 지켜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트럼프당'이 되어버린 공화당과 무역정책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을 상대로 어느정도 승산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미 "루비콘 강을 지났다"
공화당 내 열정적인 자유무역 신봉자로 최근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세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패트릭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서 돌이킬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현재 진행형이고 이미 실제 피해를 입혔기에 우리는 이에 맞서 반격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 내부의 저항은 무역전쟁 경과와 더불어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테네시주)은 이달 6일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려면 의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인용해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며 관세를 매겨 무역전쟁의 불씨를 당겼다. 코커 위원장은 24일 현지 CBS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법률을 통해 "명백한 권한 남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공화당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아리조나주)은 ABC방송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저항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지명한 각종 법관들의 상원 인준을 거부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와 동료 의원들을 비롯한 적어도 몇몇은 관세 문제에서 지지를 얻기 전까지는 어떤 판사도 인준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공화·텍사스주)과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공화·유타주) 모두 지난 15일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500억달러(약 55조원) 규모 관세안을 강행하자 보복으로 인한 미 경제 타격을 우려했다.

■11월 중간선거가 '칼자루'
그러나 이러한 저항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다. 폴리티코는 대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직접 저항하기 보다는 그를 설득하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2015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경험이 없는 괴짜 사업가'로 간주했던 공화당은 이제 완전히 '트럼프당'이 되어 버렸다. 이달 3일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원의 87%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 대통령이 재임 중에 얻은 지지율 가운데 2번째로 높은 수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3일 보도에서 전날 열린 5개주 예비선거 결과 트럼프 대통령 추종자들이 후보 자리를 휩쓸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과거부터 미 노동자와 자유무역 반대를 주장해 온 민주당은 거의 유일하게 무역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여당만큼이나 지지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뉴욕주)는 15일 대(對)중국 관세 부과 당시"중국은 무역면에서 우리의 진정한 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목표를 적중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미 의회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막으려면 11일 중간선거에서 무역전쟁에 따른 부작용이 부각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상원의원 가운데 35명,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39개 주 주지사 등을 뽑는다.

25일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마지막주 지원 유세를 앞두고 지방 민심이 예전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날 미 오토바이업체 할리데이비슨은 유럽연합(EU)의 보복관세로 공장 일부를 해외로 옮길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에 할리데이비슨의 본고장인 위스콘신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유세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사우스다코다주에도 들릴 계획이다.
CNN은 두 주의 제조업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따른 보복관세로 피해가 예상된다며 그가 예상만큼 따듯하게 환대받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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