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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에 몸 사리는 부자들, 3개월~1년짜리 RP·신종자본증권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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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단기부동자금 급증.. 단기 특판상품으로 몰려
중위험중수익 '메자닌', 일부 공격적 투자자에 인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신흥국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전 세계 증시가 조정에 돌입했다. 수억원대 투자금을 굴리는 고액자산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안전자산 위주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달러화 강세 등 영향 등으로 단기부동자금이 급속히 늘고 있다. 단기부동자금은 지난해 말 1146조원에서 4개월 새 1198조원으로 50조원 넘게 늘어났다.

잔액 10억원을 넘는 거액 은행예금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이 최근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499조원으로 1년 만에 33조원 늘었다.

시중 부동자금은 증권사들이 전략적으로 발행하는 단기 고금리 상품으로 몰린다. 김종국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장은 "3개월 만기 연리 3%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에 자금이 많이 몰린다. 신용도가 높은 금융기관이 발행한 연 3~4% 신종자본증권도 만기가 3개월~1년으로 짧아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추구형 투자자는 주로 채권에 투자하지만 공격적인 투자자는 기업공개 전단계(Pre-IPO) 상품이나 메자닌 상품에도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자닌 상품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말한다. 상승장에는 주식으로 전환해 자본 이득을 취할 수 있고, 하락장에는 채권이기 때문에 원금보장이 되는 데다 사채 행사가격 조정(리픽싱)에 따른 이득도 챙길 수 있다.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코스닥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인기가 많다.

주식시장과 관련이 부동산 상품에도 돈이 몰린다. 실제 올해 들어 국내부동산 펀드로는 2024억원, 해외부동산 펀드로는 1224억원이 각각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일반주식형 펀드에서 3000억원 넘는 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분간 부자들의 몸사리기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분쟁 흐름과 주요 경제지표, 기업실적, 그리고 환율 안정성 여부를 살펴보고 투자결정을 하려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황창중 NH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강북센터장은 "고액자산가들은 무역전쟁에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자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상반기 활기를 띠었던 사모펀드 투자열기가 식었고, 그동안 수익이 많이 난 미국 우량도 위험관리 차원에서 이익실현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