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대통령도 탈 나…과로사회 벗어나야"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2 16:24

수정 2018.07.02 16:24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병가에서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과로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빠르게 안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몸살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순방 이후 피로 누적으로 감기몸살에 걸려 주말을 포함해 나흘간 휴식을 취하다 이날 오전 정상 출근했다.


밝은 표정으로 수석·보좌관 회의에 등장한 문 대통령은 약간 쉰 목소리로 "과로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해 오다가 과로로 탈이 났으니 민망하기도 하다"는 말을 보탰다. 그러자 회의 참석자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1일 부터 시작된 ‘주 52시간’ 근무제도 정착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우리 정도 수준을 갖춘 나라 가운데 우리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나라는 없다"면서 "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 더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주당 노동시간이 1% 감소할 경우 노동생산성이 0.79% 상승한다는 국회 예산처 연구 결과도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높아진 노동생산성 속에서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더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시간 단축은 과로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일자리를 나누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이기도 하다"고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을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빠른 정착을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해줄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노동시간 단축은 3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정부는 시행 초기 6개월을 계도기간으로 삼아 법 위반에 대한 처벌에 융통성을 줘 기업의 부담을 많이 낮췄다"면서 "그 취지를 잘 살려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과 불안을 조속히 불식시키고, 제도가 현장서 잘 안착돼 긍정적인 효과가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사정 협력 등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동계와 경영계는 물론이고 국민들께서도 마음을 함께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노동자에게 휴식시간을 돌려줘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을 달성해 국민들이 일과 생활이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강조해 왔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