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산 드라마센터는 누구의 것인가

"남산 드라마센터(남산예술센터)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단지 역사성과 상징성을 내세워 재산권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다. 여기엔 근본적인 과거사 바로잡기의 문제가 있다. 어떻게 국가에 귀속됐던 재산이 사유화된 것인지, 이에 대해 학교에만 묻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당시 이를 용인했던 정부, 기득권 세력에 질문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요즘 연극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남산 드라마센터' 문제다. 서울예대가 올해 초 서울시에 남산 드라마센터 문화사업계약을 내년 6월 안으로 종료하고 싶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부터 서울예대의 드라마센터를 연간 10억원에 임대해 서울문화재단에 운영을 맡겨왔다.

10여년간 남산예술센터는 국립극단과 함께 한국의 연극을 이끌어온 공공극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300여명의 연극인들이 남산예술센터가 서울예대에 귀속되면 임대형 공공극장으로서 쌓아온 드라마센터의 명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고, 2일 '드라마센터 사회환원을 위한 연극인 결의대회'를 열고 3차 공개토론회를 진행했다.

초기에는 마치 연극인들이 서울예대의 자산인 드라마센터를 공공에 환원해야 한다고 무작정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갈수록 단지 재산 및 소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사 바로잡기 문제와 맞닿아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일제치하 조선총독부가 소유하고 있던 드라마센터 부지는 해방 이후 국가에 귀속됐는데 이후 동랑 유치진이 토지 불하 승낙을 받게 되고 극장을 지으면서 서울시와 록펠러재단 후원을 받는 등 공적자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예대 학교법인의 수익용 재산으로 등록된 점에 대해 연극인들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예대는 "이 문제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현재 학내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 지금은 그들의 주장에 대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연극인 비대위의 주장에는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교내의 급한 불이 먼저 꺼지고 나면 곧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그때는 불법과 탈법이 어쩔 수 없이 일어났던 격변기였다"거나 "어느 곳을 가도 이런 문제는 다 있다"는 식으로 치부하는 것만이 상책은 아닌 듯하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