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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脫과로사회' 강조.. "노동시간 단축 잘 안착되길"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2 17:12

수정 2018.07.02 17:12

수보회의서 후속대책 주문.. 8일만에 업무 복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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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일 노동시간 단축(주 52시간) 시행과 관련, '탈(脫)과로사회'를 역설하며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과 불안을 조속히 불식시키고, 제도가 현장에서 잘 안착돼 긍정적인 효과가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사정 협력 등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어제(1일)부터 노동시간 단축이 시작됐다"며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일 등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일자리를 나누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우리 정도 수준을 갖춘 나라 가운데 우리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나라는 없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 더 일해야만 먹고살 수 있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시간 단축은 3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정부는 시행 초기 6개월을 계도 기간으로 삼아 법 위반에 대한 처벌에 융통성을 주기로 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많이 낮췄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습관적인 장시간 연장노동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을 낮은 수준에 머물게 했다"며 "주당 노동시간이 1% 감소하면 노동생산성이 0.79% 상승한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연구 결과도 있듯이 우리 기업도 높아진 노동생산성 속에서 창의와 혁신을 토대로 더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로로 인한 과로사와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졸음운전을 방지해 귀중한 국민 생명과 노동자 안전권을 보장하는 근본대책이라는 점"이라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주거비·통신비·의료비·보육과 교육비 등 국민 필수 생활비 절감을 통해 실질소득을 높이는 정부 정책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시기 바란다"며 "이제 첫발을 내디딘 노동시간 단축이 빠르게 안착되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게 노동계·경영계는 물론 국민께서도 마음을 함께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러시아 순방에서 귀국한 지난달 24일 이후 8일 만이다. 노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약간 쉰 듯한 목소리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과로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해오다가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그런 말까지 듣게 되었으니 민망하기도 하다.
이번 주말에 다시 중요한 해외순방이 시작되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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