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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태양광단지 마구잡이 허가 안된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4 17:06

수정 2018.07.04 17:06

연이은 산사태 조마조마..친환경의 역설이 현실로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대안인 신재생에너지가 곳곳에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당장 태양광발전단지에서 일이 났다. 3일 새벽 경북 청도에서 축구장 4배 크기의 태양광발전단지가 산사태로 무너져 내렸다.태풍 쁘라삐룬이 몰고온 60㎜의 장맛비가 원인이다. 무너진 토사로 인해 왕복2차로 국도 10m가 파묻혔고 태양광발전 시설은 초토화됐다. 새벽시간에 일어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자칫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앞선 5월 강원도 철원 갈말읍에서도 50㎜의 비에 건설 중인 태양광발전단지의 축대와 옹벽이 붕괴되며 인근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모두 비가 주범이다. 한데 그 양을 감안하면 인재에 가깝다. 곳곳에서 마구잡이식으로 진행되는 태양광발전시설이 보내는 경고음인 셈이다.

정부는 탈원전에 따라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러면서 태양광단지를 조성하면 산림의 지목변경 허용, 대체산림 조성비 면제 등 문턱을 크게 낮췄다. 이에 힘입어 전국 곳곳에 태양광단지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났다. 태양광단지만 전국에 5000곳에 이른다. 작년까지 여의도의 2배 면적이 태양광단지로 훼손됐다. 그마저 당국의 관리감독까지 허술해 안전을 더욱 위협한다. 밀려드는 인·허가 주문에 산림당국과 지자체의 담당자는 일손부족으로 아우성이라고 한다.

이게 아니라도 태양광발전단지 조성과정에서 지역주민과의 갈등, 경관훼손, 토사유출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한다. 대평원에 인구는 적은 몽골 같은 나라는 몰라도 대부분이 산지이고 경사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태양광단지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이다. 환경 문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유럽 국가에서 신재생에너지가 대접을 못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과속 탈원전에 대한 대가를 얼마나 더 치러야 할지 모른다.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를 받아들 날도 멀지않아 보인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두부공장'을 빗대어 요금인상 불가피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번 산사태는 과속 탈원전 역습에 대한 예고편이다. 정부는 태양광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을 되짚어봐야 한다.
무리한 탈원전정책 속도조절의 기회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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