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베트남, 美-中 무역전쟁 덕분에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각광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5 17:01

수정 2018.07.05 17:01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 주석(왼쪽)이 지난 5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 주석(왼쪽)이 지난 5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트남이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막대한 관세폭탄을 맞게 된 중국을 대신해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들은 중국에 비해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낮은데다 미국의 보복관세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중국 내 사업을 베트남으로 옮기 위해 문제를 검토 중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보도에서 베트남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받고 있다며 베트남에 대한 외국의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트남 계획투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동기 대비 8.4% 급증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상반기 투자 국가를 액수별로 따져보면 투자 순위 1위는 55억7300만달러를 쏟아 부은 일본이었으며 한국은 2위로 31억3800만달러(약 3조5101억원)를 투자했다. 3위와 4위는 각각 6억6000만달러, 5억4900만달러를 투자한 태국과 싱가포르에게 돌아갔다. 홍콩(5위)과 중국 본토(6위)의 투자도 적지 않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막대한 외국인 투자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7.08%를 기록해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베트남 컨설팅업체 메콩 이코노믹스의 아담 맥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이 "이미 진행 중이던 베트남 투자 흐름에 가속을 주고 있다"며 "각종 무역 조치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도 국가별 위험 전략을 조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발표에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중단과 대(對)미 무역적자 축소를 요구하며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일단 6일부로 항공 및 정보통신(IT), 의료부문 등의 중국산 수입품 34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물리고 오는 24일에 기계와 플라스틱 등 나머지 16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SCMP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시장 전체가 높은 성장률에 힘입어 무역분쟁에 휘말려 있는 중국보다 나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컨설팅업체인 드잔쉬라의 맥스 브라운 아세안 부문 대표는 "몇 년 안에 아세안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던 기업들이 당장 올해 진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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