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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Change] 아시아·유럽 잇는 교통 허브.. 성장 잠재력 높은 기회의 땅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5 17:18

수정 2018.07.05 17:18

新북방경제벨트를 가다 <4>중앙아시아의 맹주, 카자흐스탄 1. 수도 ‘아스타나’ 중심 개발 활기
독립 후 자본주의 정착 성공적인 경제 성장 이뤄
석유 등 풍부한 자원 개발 쉘 등 글로벌 기업들 진출
中 일대일로의 전략 중심지 중앙亞 내륙 교통 허브 각광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아스타나는 1997년 카자흐스탄 정부가 수도를 이전하면서 새 수도로 자리 잡았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아스타나는 1997년 카자흐스탄 정부가 수도를 이전하면서 새 수도로 자리 잡았다.


【 아스타나(카자흐스탄)=이환주 기자】 "개발 중인 워싱턴DC 같았다."

지난 6월 13일,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 있는 투자개발부의 엘란 카린 카이로프 투자위원장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1997년 새 수도로 지정된 아스타나는 계획개발도시로 도시구획은 물론 초고층건물까지 한국의 서울, 미 워싱턴DC와 견줘도 손색이 없었다. 차이점이라면 현재도 개발이 진행 중으로 도로 곳곳에서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카이로프 투자위원장의 미소에서 카자흐스탄 경제성장의 일원이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이 엿보였다.

■CIS 국가의 맹주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후 카자흐스탄은 10개국이 넘는 독립국가연합(CIS) 중 가장 성공적으로 자본주의를 정착시키며 경제를 성장시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국제 원유가 하락으로 경제성장이 잠깐 주춤했으나 최근 회복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카자흐스탄 경제는 5~10%씩 매년 꾸준히 성장했다. 성장동력은 석유와 광물 등 자원이었다. 1991년부터 현재까지 28년째 집권하고 있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78)은 2015년 97.7%의 지지율로 5선에 성공했다. 2007년 헌법을 개정해 초대 대통령에 한해 무제한 연임이 가능한 것. 러시아 변방의 가난한 나라에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점이 '박정희'와 겹쳐 보였다.

강상엽 KOTRA 알마티무역관장은 "광대한 영토, 자원, 적은 인구, 다민족, 고려인, CIS 국가의 맹주라는 여섯가지 키워드로 카자흐스탄을 볼 수 있다"며 "카자흐스탄은 국가경제(GDP)의 60%를 차지하는 석유를 비롯해 90%를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명의 길', 중앙아시아 교통 허브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누를리 졸(광명의 길)' 신경제정책과 '5대 제도개혁' 과제 등을 발표했다. 누를리 졸은 일자리창출과 경제활성화를 목표로 오는 2019년 추진하는 대대적인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다. 도로, 항만, 학교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구축해 지역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6월 SK건설은 카자흐스탄 최초이자 중앙아시아 최대규모인 알마티순환도로 프로젝트(총사업비 8400억원) 공사에 들어갔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내륙 교통의 중심이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중국,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국과 유라시아를 잇는 '일대일로' 계획에 따라 중국횡단철도(TCR)가 카자흐스탄을 관통하며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이어진다.

카자흐스탄 투자개발부 아브랄리예브 사트잔 도로위원장은 "남북 경협에 따라 남과 북이 철도로 연결되면 남한의 화물이 철길로 유라시아까지 갈 수도 있다"며 "바닷길, 항공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비용과 시간이 크게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Big Change] 아시아·유럽 잇는 교통 허브.. 성장 잠재력 높은 기회의 땅


■자원부국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은 세계 9위의 대국으로 영토가 272만㎢, 남한의 27배에 달한다. 반면 인구는 1800만명으로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자원은 풍부하지만 인구가 부족해 제조업 기반은 약하다. 일례로 카자흐스탄 현지에는 자동차 '제조공장' 대신 ‘조립공장’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대신 완성품을 수입하기 전에 분해해 현지에서 다시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관세를 내지 않고, 현지 일자리도 만드는 방식이다.

유라시안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마리아 걸쇼비치는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국가가 보유한 석유·철도 회사 등 공기업이 많다"며 "카자흐스탄 현지 기업보다 네덜란드의 쉘(석유)과 같은 글로벌 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 투자 적극 환영

카자흐스탄 정부는 투자개발부를 통해 다른 국가나 글로벌 기업의 현지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화학, 식품, 금속, 기기 등 주요 육성산업을 정하고 해외 기업의 사업규모가 1300만달러 이상이면 법인세 10년 면제, 토지 무상임대 10년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2000년대를 전후해 주택건설 등 시공에 참여했으나 현지의 문화적, 경제적 차이로 인해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현재는 현지 1위 제과업체를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는 롯데제과, 신한은행, SK건설 등 일부 기업이 진출해 있다.
카자흐스탄 투자개발부는 해외 투자 사업의 적극적인 유치를 위해 2018년 투자개발부 산하에 카자흐 인베스트라는 공기업을 추가로 설립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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