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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株, 믿을 건 역시 너야

지령 5000호 이벤트

G2의 무역전쟁… 치솟는 유가… 내수마저 불안한 ‘변동성 장세’
코스피 3000 기대했는데 ‘배신감’, 아무나 만나자니 ‘예고된 이별’
미래 든든 ‘성장성’ 갖추고 내실 꽉찬 저평가株 없을까?

연초 부풀었던 코스피 3000에 대한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내외적 변동성 고조와 함께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채우고 있는 형국이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가치주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가치주 투자로 주목을 받았던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중소형 가치주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을 때"라고 입을 모은다. '가치주 전성시대'가 부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2200선까지 추락하자 '믿을 건 가치주'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저평가 매력 커져..옥석가리기 필수

가치주가 전성기를 봤던 시기는 늘 혼돈의 시대였다. 정보기술(IT) 버블이 붕괴되던 지난 2001년 가치주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09~2011년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가 사그러들면서 가치주는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코스피는 현재 연중 최저 수준"이라며 “하락 폭이 커서 저평가 매력도 함께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 사이클보다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가치주는 늘 각광받아 왔다"며 “현재의 증시는 과거 가치주 투자 전성기의 문턱과 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피지수는 현재 2270선까지 내려왔다.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확산이 겹치면서 신흥국에서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수출환경과 내수가 안 좋고, 실업률은 치솟고, 유가는 올라가는 상황”이라면서 “가치주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주.은행주.지주사株 등 유망

저평가주를 매수할 기회라고 해서 아무 종목이나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어느 때보다 옥석가리기가 중요한 때다. 전문가들은 가치투자를 할 만한 업종으로 설비, 인프라, 소비재, 남북경협주 등을 추천한다. 다만, 어떤 기업이 수혜를 볼지는 신중한 판단과 함께 공부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예열 코레이트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성장 모멘텀이 붙은 가치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가치주 매입시기”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성장 모멘텀이 붙은 가치주로 건설, 은행주를 꼽았다. 최 본부장은 “남북경협주로 주목받고 있는 건설사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라며 “이들 건설사의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과거 업황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종목으로는 GS건설, 계룡건설 등을 꼽았다. 또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여전히 저평가 됐다”며 가치주로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지주사 전환 이슈로 증시에서 부침을 겪었던 지주사 관련주도 가치주로 주목받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지주사에 주목하고 있다”며 “그룹들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여러 잡음들이 많아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하지만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기업의 가치에 큰 악재를 끼칠 만한 영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K와 NICE를 주목할 만한 지주사 가치주로 꼽았다. 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해결될 경우 오를 종목으로는 중국 소비주가 첫손가락에 꼽혔다.

4차 산업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미 투자를 하기에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주장과 여전히 매력적인 주식이라는 주장이 맞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의 차별점, 진입장벽, 업계 내 포지션에 주목하는 것이 가치주 투자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무역전쟁, 환율과 기업뉴스 만으로 가치주를 정하기에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한 종목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을 직접 탐방해야 하고, 경영진과 많은 회의를 한다. 가치주를 찾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