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근로시간 단축, 긍정의 눈으로 보자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8 17:08

수정 2018.07.08 17:08

[특별기고] 근로시간 단축, 긍정의 눈으로 보자


이달부터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들어갔다. 근무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첫걸음이라는 취지다.

일부 정치인은 "저녁이 있는 삶이라지만 저녁거리는 있는지 걱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 경제가 과거 6·25전쟁 이후의 경제정책인 고도성장 위주의 정책이었던 데서 기인한다고 본다. 이런 경제성장 정책은 엄청난 개인의 희생과 노력을 강요한 게 사실이다.

사실 미국이나 호주 같은 선진국은 이미 오후 5시 이전에 퇴근하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자기계발이나 풍요로운 여가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 국민도 이런 국가의 삶을 동경하며 이민을 가기도 한다. 하지만 청년일자리는 해마다 줄어 들고 있어 고용절벽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으며, 많은 청년이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 공무원시험 준비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학자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이유다.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기업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임금도 줄어드는 동시에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필자는 20대 중반부터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주 6일(토요일) 근무가 있던 시절에 수많은 야근과 초과근무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열심히 일해 경제적으로 성공해야 했다. 지금은 경제적인 것보다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시기인 것 같다.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많은 대학생을 사회로 진출시키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현재 학생들은 연봉이 작아도 정시에 퇴근하는 회사를 선호하고, 복지가 우수한 회사를 선택하고 있다. 과거 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거나 직장인들은 열심히 일해서 많은 연봉을 받아 빨리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지금 직장인들의 우선순위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다양한 자기계발이나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를 통해 취미활동이나 여가생활을 통해 개인의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것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현재 직장인들은 개인적인 자기계발이나 여가생활도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직장인들은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소확행)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장문화도 '주 52시간 근무'와 맞춰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다양한 약 처방 같은 지원제도를 쏟아내고 있지만, 국민이 진정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기업문화와 사회적 분위기도 함께 변해야 한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 초기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혼란을 최소화하는 길은 정부의 유연한 제도 보완 노력과 사회적 인식전환이라고 생각한다.

박원형 극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