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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Change] 한류 문화 친숙한 분위기.. 도로건설 등 한국기업 진출 유리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8 17:10

수정 2018.07.08 17:10

新북방경제벨트를 가다 <4>중앙아시아의 맹주, 카자흐스탄 2. 2019년까지 SOC에 8조 투자… 해외건설 잠재력은?
SK건설, 민관협력사업 알마티 순환도로 건설
中-유럽 일대일로 핵심 국내건설사 진출 교두보
적은 인구 큰 환율 변동성 경제 구조 취약점은 위험
지난 6월 착공식을 마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공사 현장에 근로자를 위한 막사 공사 등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지난 6월 착공식을 마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공사 현장에 근로자를 위한 막사 공사 등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 알마티(카자흐스탄)=이환주 기자】 "카레이스키? 유 프롬 노스(북한) 오어 사우스(남한)?"

카자흐스탄 알마티국제공항에서 지난 6월 중순 만난 택시기사는 한국인임을 밝히자 '김정은'을 언급하며 농담을 건넸다. 남한사람인 걸 알지만 일부러 북한사람인지 묻는 현지인들을 그 이후에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카자흐스탄에는 현재 약 10만명의 카레이스키(고려인)가 살고 있다. 한류 문화에도 친숙해 2008~2009년 방송된 드라마 '주몽'은 현지에서 7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상엽 KOTRA 알마티무역관장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 의해 1992년 자본주의 경제학 교육을 위해 알마티에 설립된 키맵대학교는 한국인인 방찬영 총장에 의해 설립됐다"며 "한국, 한국문화 등에 친숙하고 고려인들도 현지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의 거인'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거인'으로 불린다. 1991년 독립 당시만 하더라도 독립국가연합(CIS) 중 가장 가난한 나라였으나 현재는 중앙아시아 5개국(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국내총생산(GDP)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기준 1인당 GDP는 7714달러로 중앙아시아 지역 평균(3618달러)의 2배가량이다. 자원 중심 국가로 국민 1인당 실질 가처분소득은 4000달러가량으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은 한국돈으로 30만~50만원이다.

카자흐스탄은 석유를 비롯한 광물자원 수출에 GDP의 약 90%를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 수입의존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SK건설 8400억원 알마티 순환도로 착공

카자흐스탄의 경제중심지인 알마티는 1997년 아스타나로 수도가 이전되기 전까지 카자흐스탄의 수도였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약 500개의 한국기업도 대부분 알마티를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다.

SK건설은 한국의 도로공사, 터키 건설사 2곳과 함께 총 사업비 7억3700만달러(약 8400억원) 규모의 알마티 순환도로 착공식을 지난 6월에 했다. 총 66㎞의 왕복 4~6차로를 향후 4년간 건설하고 16년간 유지관리를 맡는 방식이다.

카자흐스탄 투자개발부 아브랄리예브 사트잔 도로위원장은 "누를리 졸(광명의 길) 프로젝트에 따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도로·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에 총 2조5000억텡게(8조2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도로개발 예산은 1년에 5000억텡게(1조6250억원)로 1년에 500~600㎞의 도로를 새로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알마티 순환도로는 카자흐스탄 최초의 대규모 도로 민관협력사업(PPP)이자 국내 건설사의 중앙아시아 진출에도 이정표가 될 예정이다.

SK건설 김정훈 카자흐스탄 현장 소장은 "SK건설이 CIS에 진출하는 첫 사업이자 향후 CIS에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알마티 순환도로는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은 인구, 유가·환율 변동성은 위협

풍부한 자원, 한국 및 한국 브랜드 선호 등은 우리 기업에 기회이지만 카자흐스탄의 적은 인구, 자원 의존형 경제구조는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카자흐스탄은 남한의 27배에 달하는 국토면적을 보유했으나 인구는 약 1800만명으로 남한의 3분의 1가량이다. 현재 도시 개발과 산업화가 진행 중이며 성장잠재력은 크지만 열악한 물류·유통 인프라 등은 장애요소로 꼽힌다. 국제유가 변동과 현지 화폐인 텡게의 높은 변동성도 위험요소다.


2014년 4.3%였던 카자흐스탄의 GDP 성장률은 2015년 1.0%로 급락하고, 2016년 0.9%로 저점을 찍은 뒤 지난해 4.0%로 회복했다. 당시 공급과잉으로 국제유가가 50달러 미만으로 폭락하고, 카자흐스탄 내부적으로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면서 현지 텡게화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한은행 김형환 카자흐스탄 지점장은 "2000년대 초반 7~8% 경제성장률 속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사업에 다수 뛰어들었으나 2007년 경제위기로 손실을 보고 철수한 사례가 있다"며 "제조업, 자원개발, 금융업 등 다른 산업분야도 정치·문화·경제적 차이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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