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진실 은폐하려 해..가족들도 연락해 와" 증언(종합)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재판에서 "안 전 지사와 측근들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 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안 전 지사에 대한 3차 공판기일에서는 김씨의 직장 동료였던 구모씨(30)와 정모씨(30)가 차례로 검찰측 증인으로 나섰다.

안 전 지사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캠프 시절 김씨와 함께 활동했던 구씨는 이 자리에서 "안 전 지사가 한 언론사에 위력을 가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구씨는 "(김씨의 성폭행 폭로 인터부 이후) 한 기자가 안 전 지사의 위력에 대해 취재하자 안 전 지사가 직접 해당 기자가 속한 언론사 간부에 전화 걸었다고 들었다"며 "당시 안 전 지사는 그 간부에게 '취재 중단하면 부인인 민주원씨와 인터뷰를 잡아주겠다'고 했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씨는 "기자가 격렬히 저항해 기사는 결국 나갔다. 해당 기자로부터 이 얘기를 직접 듣고는 안 전 지사의 진실 은폐가 심각하다고 느껴 재판에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 가족들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구씨는 "김씨의 성폭행 폭로 인터뷰가 보도된 날 밤, 안 전 지사 아들 안정균씨가 '김씨에 대한 정보 취합을 함께 해줄 수 있겠느냐'며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구씨에 따르면 안씨의 연락 직후 이어진 안 전 지사 부인 민씨와의 통화에서 민씨는 "김씨의 평소 행실과 과거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줄 수 있겠냐"고 물어왔다. 구씨는 "이 사건과 그게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가 평소 권위적으로 느껴졌다라는 증언도 나왔다.

오후에 법정에 들어선 또 다른 증인 정씨는 "한 전 지사가 민주적이고 열려있다고 생각했는데 도청에서 일해보니 모든 일이 안 전 지사 말 한마디로 결정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9월부터 7개월동안 충남도청 내 컨텐츠팀에서 조연출직을 맡은 바 있다.

이어 정씨는 "주변 사람들이 안 전 지사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기는 어려웠다"며 "한 주무관은 '안 전 지사 옆엔 예스맨만 남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은 구씨와 정씨의 증인신문만 공개됐으며, 이어지는 두 검찰측 증인에 대한 재판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후 재판에서는 증인 요구에 따라 안 전 지사 주변에 차폐막이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비공개 재판에서 피해자 증인신문에 임했던 김씨는 이날 방청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씨 변호인 측은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서 나오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는 재판 내내 안경을 벗고 눈을 감았다.
그는 간간히 미간을 잡거나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말부터 7개월에 걸쳐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지에서 김씨를 총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르면 8월 전에 안 전 지사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