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결혼이 뭡니까?

안무가 전미숙 '토크 투 이고르(Talk to Igor):결혼, 그에게 말하다'



한국 현대무용계 대모인 안무가 전미숙이 오는 14·15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토크 투 이고르(Talk to Igor): 결혼, 그에게 말하다'(사진)를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그의 제자들이자 현재 한국 현대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차진엽, 최수진 등 실력파 무용수들이 대거 참여한다.

전미숙은 한 번도 받기 어려운 춤비평가상과 평론가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안무가로 유명하다. 지난 30여년간 꾸준한 창작 작업으로 세계적인 무용축제 스위스 탄츠 페스티벌 스텝스와 미국 화이트 버드 페스티벌, 멕시코 세르반티노 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무용 축제에 초청받은 바 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신창호, 차진엽, 김동규, 김판선, 김보라, 김성훈, 최수진, 안남근 등 우리나라 현대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실력파 댄서와 안무가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회적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진 '결혼'이 현대사회에서 갖는 의미와 결혼 관계 속에 내재된 혼돈과 광기, 결혼의 진정성에 대한 고민 등을 안무로 표현했다. 결혼을 향한 이 시대의 정서 등을 세계적인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1923년 작품 '결혼'에 맞춰 표현한다. 스트라빈스키의 '결혼'은 러시아 농민들의 민속의식에서 채집된 민요와 결혼 관련 가사를 인용해 작곡한 곡으로 '탄식'과 '기도'를 주제로 결혼의 노동, 생산, 사회적 의무가 음악 속에 무겁게 담겨 있는 난해한 곡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12년 국립현대무용단 국내 안무가 초청공연을 통해 첫선을 보였으며 6년만인 현재의 의미에 맞춰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무대 위에 놓인 수십 개 '스탠딩 마이크'는 미장센을 완성시키는 훌륭한 시각적 도구로 활용된다.
결혼의 관계에서 늘 암묵적으로 침묵하고 수동적이어야 했던 여성들이 이에 반기를 들고 투쟁적으로 목소리를 드러내며 관계에 무력해진 각 개개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메타포로서 활용된다. 무대 위에 펼쳐지는 수많은 메타포는 결혼의 관습과 신화의 파괴를 상징함과 동시에 결혼의 진정성을 회복하려는 절박한 아우성을 표현한다. 전미숙은 "결혼에 대한 관습을 깨부수는 통쾌함으로 무용수들의 난장이 시원하게 펼쳐지면서 '이 시대의 결혼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얘기하고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에게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