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부채감축' 불안한 中 증시… 장기 침체 경고음

올들어 상하이지수 17%급락
대내외 불확실성 겹치면서 기업 현금 유동성 위기 부각
2015년 대폭락때와 다르게 기관투자자 대량매도 주도


【 베이징.서울=조창원 특파원 서혜진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된 가운데 올해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겹겹이 쌓이면서 증국 증시가 지난 2015년 대폭락 쇼크보다 심한 장기 약세장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15년 증시 이탈세력이 개인투자자인 반면 최근 이탈세력은 기관투자가로 추정되면서 이같은 비관론이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대외변수와 중국 정부의 부채감축 정책 기조라는 대내 변수는 지난 2015년에 비해 심각한 증시 환경으로 꼽힌다. 중국 증시가 단기쇼크로 끝났던 2015년에 비해 장기 침체모드로 빠져들 수 있다는 이유다.

■기관투자, 中펀더멘털 취약 감지했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올해 중국 주식과 통화에 대한 대량매도는 지난 2015년 여름철 발생한 중국 시장의 고통스러운 시장 폭락 사태를 상기시킨다"며 "(그러나)이번이 더욱 우려스러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상하이 주식들은 올해 주요 시장들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주까지 17%나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통화가치를 낮추려는 의도로 인한 매도로 위안화가 6월 이후 달러 대비 3.6% 절하된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까지 지표상으론 지난 2015년 폭락쇼크에 미치진 않았다. 본토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16%대 하락했다. 3년 전인 2015년 하반기엔 더욱 충격적이었다. 2015년 6월 12일 5166.35포인트까지 치솟았던 상하이종합지수는 급락장세를 연출하며 다음해 3월1일 최저점을 찍을 때까지 47.1% 하락했다.

문제는 매도 주체의 차이점에 있다. 2015년 당시 시장 변동성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중국 정부의 투자 독려 분위기에 편승해 개인투자자들이 부채까지 동원해 증시에 올인했지만 시장 급락세로 전환되자 매도행렬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중국 증시 침체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시얌란(CYAMLAN) 인베스트먼트의 랜딩 장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5년과 이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관투자가들이다"면서 "기관들은 일반적으로 시장에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는데, 이들이 증시의 대량매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무역전쟁·부채축소' 장기침체 복병

올해 중국 증시의 펀더멘털이 2015년에 비해 더욱 안좋다는 점은 증시 외부 환경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과 중국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이 대표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기업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주식 투자자들이 발을 뺀다는 점을 의미한다. 더구나 양국간 무역전쟁 심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로 이어진다.

중국의 부채축소 정책에 변동성이 발생했다는 점도 증시 악재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과도한 부채가 중국 경제 안정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용리스크 강화에 매진해왔다. 중국의 경제성장 기조가 중속성장세로 접어든 데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부채축소 정책에 따라 기업들의 현금 유동성이 우려된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 악재에 대비해 부채축소에서 유동성 공급 기조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중국 정부가 단기처방책으로 선회한다는 점에서 장기투자 관점에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2015년에 없었던 두 가지 메가톤급 변수가 올해 등장하면서 중국 증시의 장기 위험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WSJ는 "이번이 더욱 우려되는 점은 중국 정부가 높은 부채 수준을 낮추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점 및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포함한 여러 요인이 중복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