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기업들 구인대란에…범죄 전과조회도 생략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9 17:28

수정 2018.07.09 17:28

운전자 부족 '물류대란' 우려.. 중서부지역 건설 인력 충원시 약물복용여부 검사 면제 시작
장애인 등 노동시장 소외계층 특화 직업훈련·기술교육 늘어
美기업들 구인대란에…범죄 전과조회도 생략

【 서울·워싱턴=윤재준 기자 장도선 특파원】 미국 기업들의 고용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전과자와 장애인 채용 확대 등 과거 고용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들이 속속 연출되고 있다. 화물업계선 화물차 운전사 부족으로 물류 대란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고용은 21만3000개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실업률은 5월 3.8%에서 6월 4.0%로 상승했지만 역사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며 구직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나타난 긍정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ADP가 집계하는 6월 민간부문 고용은 예상을 밑도는 17만7000개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CNBC방송은 그 원인을 일자리 부족이 아닌 일손 부족으로 분석하며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인력 확보 총력전

종업원 확보가 업계의 큰 애로사항으로 등장하면서 많은 기업들은 지금까지 노동시장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의하면 구인난 타개를 위해 재소자, 전과자, 과거 마약 중독자 등을 종업원으로 채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특히 중서부지역의 제조업과 건설업 분야에서 이 같은 현상이 많이 목격된다. 중서부지역의 인력 충원 전문가들은 일부 기업들이 직원 채용시 약물 복용 여부 검사를 면제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다른 기업들은 점차 전과 조회를 생략하거나 연기하는 추세로 전해졌다.

리쿠르트업체 맨파워그룹의 북미 담당 사장 베키 프랑키위츠는 FT에 "경제의 역동성은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으며 고용주들은 전과자건 은퇴자들이건 가릴 것 없이 방관적 입장에 있던 사람들을 확보하기 위해 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실업률은 9.5%에서 7%로 하락, 전체 노동시장에 비해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뉴햄프셔대학 장애연구소의 리서치 디렉터 앤드류 휴텐빌은 "기업들이 전에는 손을 뻗치지 않았던 대상들에 이제 더 많은 관심을 둘 것"이라면서 "기업들은 또 노동시장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을 위한 특화된 일자리들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화물차 운전사 부족..운송·에너지업계 전반 타격

화물업계 구인난도 심각하다. 미국 경제가 약 2%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가속이 붙고 있는 가운데 화물차 운전사 부족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FT는 8일 미국 소비 제품의 70%가 화물차로 수송된다며 현재 운전사 약 5만1000명이 더 필요한 상태지만 구인이 어려워 단기적으로 부족 사태가 해소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고 전했다. 구직 희망자들은 여러 요인들로 운전사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코카콜라와 프록터앤드겜블(P&G), 3M, 크래프트하인즈 등이 물류비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개발업체들의 석유 시추와 판매도 물류비 상승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화물차 운전 직종은 한때 미국에서 선망의 일자리였다. 대졸 학위없이도 1년에 약 5만3000달러(약 5900만원)를 벌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출장에 나설 경우 수주간 도로를 달리며 지루함과 싸워야 하고 화물차안에서 잠을 자야하는 경우도 빈번해 많은 희생이 필요한 직종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더욱이 만21세 이상이 돼야 면허증을 취득할 자격이 주어져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사람이 취업할 수 없어 구인난을 가중시켜왔다.

미국화물차협회(ATA)에 따르면 운수업체들이 보너스와 장기간 휴가 혜택 같은 더 좋은 조건으로 모시기에 나서면서 지난 1·4분기 대형 업체들의 이직률은 94%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미 전국교통연구소(NTI)의 조사에서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6월까지 1.6km당 운전 수당도 39.8센트로 8.2%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jjyoon@fnnews.com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