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후론 부상에 '무역전쟁·북핵' 해법 꼬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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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President Donald Trump announces his Supreme Court nomine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on July 9, 2018 in Washington, DC. / AFP PHOTO / SAUL LO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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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워싱턴=조창원 장도선 특파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과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난마처럼 얽혀 교착상태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유리한 협상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중국이 북한의 배후에서 비핵화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조정하고 있다는 중국 배후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관련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의심하는 중국 배후설을 강조하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무역전쟁은 미중 양국간 갈등사안이고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 주변국에 관련돼 서로 별개의 사안이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연결고리를 매개로 두 사안이 얽히는 형국이다.

■미중 무역전쟁·북핵, 중국 매개로 꼬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두 가지 주요한 메시지를 전파했다. 그는 우선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contract),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지킬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퇴보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감을 보였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반면 중국은 중국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북한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고 말해 북한이 비핵화 초기 조치 등 구체적인 후속 행동에 미온적인 배경으로 중국 배후론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북한을 두둔하는 동시에 중국을 의심하는 배경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북한 비핵화 관련 북미협상이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무역전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북한의 뒤에서 비핵화 논의를 지연시키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배후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전인 지난 5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방중 후 북한이 강경한 태도로 돌변해 북미 정상회담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을 때도 '시진핑 배후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시진핑 배후론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한 복선이 깔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전으로 그쳤던 미중 무역갈등이 지난 6일을 기점으로 표면화되면서 양국간 경제패권을 둘러싼 싸움이 본격화됐다. 양국이 팽팽한 관세보복이라는 펀치를 날리며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북미 비핵화협상이 삐걱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과 북핵문제 등 두 가지 중대 사안에서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문제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을 미치는 배후역할을 통해 비핵화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동시에 무역전쟁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우회적인 협상카드로 구사하려 한다는 미국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경고 메시지는 미중 무역전쟁 의제가 북미협상에 연계될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담았다고 해석된다.

■북중 밀착에 전전긍긍하는 미국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진핑 배후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식에 깊이 잠복해 있다. 이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최근 밀착 행보 탓에 더욱 굳어지는 모습이다.

북중 밀착행보는 중국의 개입을 더욱 촉진시켜 비핵화 방정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북중 밀착행보는 특히 비핵화 해법을 넘어서 중국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각종 외교 안보 문제와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대표적인 게 미중간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협상 고지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의도에 북중 밀착 카드가 활용되는 식이다.

올들어 단기간에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무려 세번이나 회동한 점이 대표적이다. 만남의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북중 정상회담이 중국에서 열렸다. 아울러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에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찾아 또 베이징을 방문했다. 양측이 혈맹으로 똘똘 뭉쳤다는 점을 대외에 공개한 것과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향후 북한 비핵화 과정에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할 것이란 점도 의미한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오는 9월 혹은 10월께 북한을 답방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북중 밀착 관계의 결정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