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주한미군-비핵화 협상 '연계 불가론' 제기.."연내 종전선언 목표"

3박 4일의 인도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전(현지시간) 뉴델리 팔람 공군공항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며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13일까지 2박 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연합뉴스
【싱가포르=조은효기자】문재인 대통령은 주한미군 문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서 논의될 의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한미군 문제가 북한 비핵화의 '대가'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또 현재 종전선언을 둘러싼 북·미간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연내 종전선언이 우리 정부의 목표임을 재확인했다.

인도·싱가포르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은 11일 (현지시간) 보도된 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는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한·미 동맹의 문제이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논의될 의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문제와 북핵문제 연계 불가론', 즉 주한미군 철수문제는 북핵협상과는 '상관없는 사안'이라는 우리 정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입장에도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될 경우 주한미군 주둔 명분이 약화될 수 밖에 없어 북·미간 비핵화 협상 진척에 따라 주한미군 철수 및 감축 문제가 본격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 단계에선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지난달 싱가포르 회담에서 '비용'을 이유로 "가능한 한 빨리 병력을 빼내고 싶다"고 언급, 북·중에 '선물'을 안기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협정 체결 등 항구적 평화 정착 과정을 견인할 이정표"라며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혀, 현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서는 북한,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며, 남·북·미 간 추가적인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방북 직후 "미국이 종전선언 문제까지 구실을 대며 미뤄 놓으려 한다"고 불만을 터트려, 북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의 중간 기착지로 여겨지는 종전선언에 이르는 길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 모멘텀 유지 방안에 대해 "관건은 정상 간 합의의 이행"이라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다다르려면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미는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그러자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언급했다.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올 가능 평양 방문에 대해서는 "당장 가을 평양 방문을 준비하기보다 (올해)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인도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싱가포르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와 정상회담, 할리마 야콥 대통령과의 면담 등의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