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관세폭탄..미중 무역전쟁 출구전략 요원

(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유럽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 남쪽뜰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베이징 서울=조창원 특파원 박종원 기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강대강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협상을 통한 출구전략도 꽉 막혔다.

미국이 10일(현지시간) 2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 6000여개에 대해 10% 관세 부과 방침을 확정한 것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장기전 모드로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방침은 기존 500억 달러의 관세부과 결정보다 무려 4배가 많다는 점에서 중국을 겨냥한 작심 보복행위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 목록 발표는 중국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 나온 것으로 관측돼 중국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기존 500억달러 관세부과 가운데 360억달러 규모를 지난 6일 시행한 데 이어 나머지 16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 시행발표를 예상하던중, 갑자기 2000억달러 규모의 메가톤급 보복관세 조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이 대응보복을 하면 추가 맞보복 조치를 내놓겠다던 미국이 실제로 행동에 옮기면서 중국에 강펀치를 날린 셈이다.

■ 메가톤급 관세부과로 中 백기투항 노리나
이번 2000억달러 규모의 관세목록 발표는 더 이상 중국과 타협은 없다는 미국의 강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우선 6031개에 달하는 품목의 종류에서 이같은 기류가 엿보인다. 미국이 앞서 발표한 500억 달러 관세부과 목록은 첨단제조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를 정밀 겨냥해 첨단 산업군에 한정됐다. 그러나 이날 발표 품목은 담배, 석탄, 화학제품, 타이어, 개·고양이 사료, 고등어, 도난경보기, 의류, TV 부품, 냉장고, 기타 첨단기술 등 일상생활의 소비재까지 광범위하게 담았다.

규모 역시 양국간 전면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이 공언했던 500억달러와 이번 2000억 달러를 합치면 대중국 고율관세 규모는 총 2500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가 5055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를 통해 대중국 수입품의 절반 가량이 관세폭탄 사정거리에 들어온 셈이다. 기존 500억 달러 규모는 중국산 수입품 규모의 10%에 그쳐 추후 협상을 통해 양국간 분쟁을 봉합하려는 조짐도 보였다. 그러나 무려 중국산 수입품의 절반에 육박하는 관세폭탄을 투하키로 하면서 양국간 협상을 위한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

■ 中 맞대응카드 총력..美 내부선 비난여론 고조
메가톤급 규모의 관세폭탄이 투하되면서 양국간 무역전쟁도 시계제로 상태에 빠져들 조짐이다.

미국이 이번 조치를 통해 자국기업의 피해와 물가인상 등 출혈이 우려되면서도 중국에 대한 공격 수위를 바짝 높였다는 점에서 중국의 굴복 전까지 중국 때리기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내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관세부과 조치가 실행되면 일상생활에 직결된 소비재들의 가격이 급등해 일반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도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소매산업지도자협회(RILA)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의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 계획에 대해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한의 고통을 주고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최소한의 고통을 주겠다는 약속을 깼다"며 "지금은 미국 내 가계가 벌을 받는 대상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미국 상공회의소도 "관세는 명백한 세금이다. 추가로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물건에 세금이 붙게 되면 미국 가정, 농부들, 노동자들이 일상에서 소비하는 물품의 가격이 인상되게 된다"며 "또 이번 조치는 (중국의) 보복을 초래해 미국 노동자들에게 추가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내 여론이 격화되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의 수위는 고조될 조짐이다.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협상을 통한 여지를 남겼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동등한 규모의 맞대응 조치에 격분한 모습이다. 더구나 장기적으로 글로벌 패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이번 무역전쟁을 통해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때리기 수위가 고조되면서 맞대응 카드 마련에 총력을 쏟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 행위에 경악함을 느낀다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보복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는 점에서 동등한 규모의 맞대응 타격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기본적으로 미국이 꺼내든 2500억달러 규모는 중국의 연간 대미국 수입 규모(1천299억 달러)의 두배를 넘는 액수다. 이에 산술적으로 같은 규모의 맞대응은 불가능하다. 이에 중국은 관세카드를 비롯해 각종 비관세 카드 등 '질적 수단'을 동원한 종합 조치로 미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