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일론 머스크가 만든 '비밀 사립학교'.. 역시 남다르네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4 11:36

수정 2018.07.14 11:36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밀 사립학교'를 운영 중이다. /사진=팔로우일론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밀 사립학교'를 운영 중이다. /사진=팔로우일론머스크

테슬라를 통해 전기차의 혁신을 이끌고 스페이스X에서 재사용 로켓을 만들어 우주로 쏘아 보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괴짜 CEO 일론 머스크(47). 그가 '비밀 사립학교'를 운영 중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머스크의 아들 5명이 이곳에 다니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손에 위치한 이 학교의 이름은 '애드 아스트라'. 일론 머스크가 운영 중인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2014년 문을 열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었다. 스페이스X 직원들조차 '미스터리한 학교'라고 말할 정도다.

'혁신의 아이콘' 머스크는 교육철학도 남다를까. 미 IT 전문매체 '아스테크니카'가 최근 미 국세청 문서와 학교장의 인터뷰를 토대로 애드 아스트라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애드 아스트라에는 일론 머스크의 아들 5명을 포함해 스페이스X 직원들의 자녀가 다니고 있다. 7~14세의 아이들로 평균 나이는 10세다. 학년을 정해두지 않고 주제를 정해 팀을 이뤄 학습한다. 암기식이 아닌 각종 조사·연구를 통해 묻고 답하며 탐구하는 식이다. 숙제는 거의 없고 성적도 매기지 않는다.

애드 아스트라는 실리콘밸리의 빠른 발전에 맞서 매년 새로운 교과 과정을 만든다. 현재 프로젝트에는 환경 정책, 우주 탐사 등이 포함돼있다. 커리큘럼은 수학, 과학, 공학과 윤리학에 집중돼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로봇, 코딩 언어를 배운다. 학습의 60~70%는 노트북 PC로 이뤄진다.

머스크는 핵무기보다 인공지능이 더 위협적이라는 견해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학생들은 AI와 관련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윤리·지정학적인 문제를 토론한다. 애드 아스트라의 교장이자 공동 설립자인 조슈아 단은 "아이들이 평생 다룰 큰 문제"라면서 "국가나 기업, 다른 AI팀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나 음악은 전혀 배우지 않는다. 외국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 교장은 "머스크가 곧 컴퓨터를 통해 동시 통번역이 가능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학교 내에서 '아스트라'라고 하는 가상 통화 단위를 사용한다. 경제와 리더십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테슬라·스페이스X·보어링 컴퍼니 CEO 일론 머스크.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아이들과 함께한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사진=일론 머스크 인스타그램
테슬라·스페이스X·보어링 컴퍼니 CEO 일론 머스크.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아이들과 함께한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사진=일론 머스크 인스타그램

노트북 등 교구와 기타 모든 비용은 머스크가 지원한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머스크는 2014년과 2015년 이 학교에 47만5000달러(약 5억3000만원)를 지원했다. 2015년엔 일주일에 한 시간 씩 꼭 이곳에서 머무르기도 했다.

미 워싱턴대 교육심리학 교수 낸시 허트조그는 "탐구 기반 교과 과정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추구하고, 맥락을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적인 기술을 습득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매체는 이와 같은 머스크의 '교육 실험'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학교는 아직 졸업생을 배출하지 않았고, 이는 머스크가 자기 아들들이 자라면서 학교가 수용할 수 있는 학생 연령을 계속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 교장은 "전통적인 시스템은 매우 수동적이다"라면서 "이곳의 교육방식은 밀도가 높다.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14살로 재학생 중 최고령인 머스크의 두 아들은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됐다.
머스크의 남다른 도전이 또 한 번 깜짝 놀랄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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