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yes+ Culture] 쉬어가라고 괜찮다고… 건반이 말해주네요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2 17:03

수정 2018.07.12 17:03

힐링 페스티벌 ‘낭만식당’서 연주 앞둔 이루마
"가사없는 연주음악은 디저트 같아요. 멀리 안가도 휴식같은 시간 드리고 싶어요"
[yes+ Culture] 쉬어가라고 괜찮다고… 건반이 말해주네요

"많은 사람들이 들어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 연주 음악을 시작하게 됐죠.

고교 시절부터 꿈꿔온 오랜 바람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사랑을 받기 시작했지만,

가사가 없는 연주 음악이다 보니 누가 들어도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비오는 날,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며 듣기 좋은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이나

'리버 플로우즈 인 유(River Flows in You)'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이루마가 감미로운 자신의 피아노 선율과 어울리는 낭만적인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피아노 연주와 이야기가 있는 공연, '낭만식당'이다.

이루마는 인디밴드 노리플라이와 멜로망스, 정승환 등과 함께 내달 10~1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시티 썸머 페스티벌-낭만식당' 무대에 선다.

'낭만식당'은 멀리 떠나지 않고도 휴식과 위로를 주는 여름밤 힐링 페스티벌을 모토로

본격적인 휴가 시즌,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공연장에서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관객에게 힐링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루마는 노리플라이와 멜로망스, 정승환에 이어

마지막 날인 12일 바이올리니스트 김상은, 첼리스트 김상지와 함께 자신의 대표곡을 연주한다.


"'낭만식당'이라는 것은 청각을 맛있게 요리하겠다는 의미죠. 3일 동안 각기 다른 색깔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 저는 음식으로 치자면 디저트에요. 달콤하지만은 않은 연주곡들이지만 마지막 날을 멋지게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낭만식당에서 휴식같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5세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11세에 영국 유학 길에 올랐던 이루마는

2001년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발매한 첫 정식 앨범 '러브 씬'(Love Scene)으로

이른바 스타덤에 올랐다.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서정적이면서도 친근한 멜로디와

이루마만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성,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연주 실력과

작곡 능력을 선보이며 대중의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에게 '이루마'라는 이름을 알린 'River Flows In You'는 특별하다.

어느날, 피아노 건반을 가볍게 건드리며 멍하게 보고 있던 TV에서 흘러나온 아이리시 댄스,

리버 댄스에서 영감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댄스를 치고 있더라. 그래서 '리버'라는 제목을 붙였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곡인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매년 꾸준한 음반 발매로 정규 앨범만 10집을 낸 이루마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4년, 2015년, 2017년 싱가포르 단독콘서트 3년 연속

5000석 매진, 2016년 뉴욕 카네기홀 대극장 전석 매진, 2016~2017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2년 연속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그의 공연은 해외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며

국경을 넘어 공감을 이끌어내는 세계적인 연주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해외에서도 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미국 카네기홀 공연은 사실 많이 떨었다.

미국에서의 첫 공연을 카네기홀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으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잘 돼 의외였다"고 전했다.

그의 명성은 연주 음악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요와 팝, 힙합까지 대중음악계에서도

그의 작곡 실력은 이미 인정받았다. 백지영, 에일리, 김보경, MC 스나이퍼 등

유명 뮤지션의 곡 작업에 참여하며 작곡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에일리의 '하이어'가 반응이 가장 좋았죠. 샤이니나 헨리, 엠블랙 지오와도 작업했었다.

피아노 연주 음악만 하다보면 당연히 지친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기도 하고

새로운 팬을 만들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다. 클래식 연주자로 시작한 피아니스트라

정적인 음악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가요 작업이 제일 재밌다.


힙합은 듣는 것만으로도 흥겹지 않나"라며 "언젠가 내가 만든 대중음악으로

공연을 해보고 싶다"며 크게 웃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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