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경영계 불참 속 공익·노동계 합의 결정 전망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들이 1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13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2018.7.1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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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트는 결국 공익위원…인사를 10% 안팎 예상

(세종=뉴스1) 박정환 기자 =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운명의 날이 밝았다. '업종별 차등적용 부결'에 반발한 경영계가 협상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공익위원과 노동계의 합의로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될 공산이 커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14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돼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은 지난달 28일로 이미 지난 상태다. 하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를 고려, 최저임금법상 고용노동부 장관 최종 확정고시일(8월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하면 법적 효력을 갖는다.

최저임금위는 일단 최저임금 결정 마지노선을 오는 14일로 잡았다. 이에 13일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뒤 자정께 '제15차 전원회의'로 이어가면서 타결을 모색할 계획이다.

앞서 최저임금위 노사는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 첫 제시안을 내놨다. 노동계는 시급 1만790원(43.3% 인상), 경영계는 시급 7530원(동결)이다. 양측의 격차는 3260원에 달한다.

과거에는 초안 제시 이후 노사 양측이 수정안을 제시하며 간극을 좁혀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영계가 '업종별 차등적용 부결'에 반발하며 최저임금위 불참을 선언하면서 노동계와 공익위원만으로 회의를 꾸려갈 수 밖에 없게 됐다.

최저임금법 17조에 따르면 노사 위원 중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어느 한쪽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전체 위원의 과반 참석·동의 요건만 갖추면 최저임금 의결이 가능하다. 즉 경영계 불참이 지속되면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지만 '반쪽' 심의라는 불명예를 얻을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경영계가 빠진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경영계 회의 참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협상이 막판에 치달으면 결국 캐스팅보트는 '공익위원'이 쥐게 된다.

흔히 막판 심의에서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 인상률 최저치와 최고치를 정한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한 뒤 이 안에서 노사가 협상하도록 중재에 나섰다. 이를 통해서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공익위원 제시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한다.

최저임금위가 시작된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익위원의 안을 통해 최종적으로 표결을 한 경우는 총 30번 중 16번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해 공익위원의 안을 기초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공익위원들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이기에 정부의 방침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16.4%)에 따른 논란과 정부 일각에서도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인상률에 대한 고심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인상률보다는 낮고 정부의 공약도 일부 충족되는 10% 안팎의 인상률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