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8000원 넘길듯…'10% 내외' 인상 유력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장. 2018.7.11/뉴스1

올해 수준 인상 힘들지만 산입범위 개편에 부담↓
전문가들 "경제성장·물가상승 6~7% + 2~3%p 예상"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최저임금 결정이 13일에 나온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일단 8000원선을 넘길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정부 내에서 속도조절론 기류가 흐르면서 인상률은 작년보다 낮은 10% 내외로 예측된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14차 전원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위원 표결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결정된다. 그런데 최임위 협상이 노사 간 입장차로 파투 지경에 이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실상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결은 작년보다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다. 노동계와 더불어 경영계까지 최임위 참여를 거부한 상태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노사 간 현격한 견해차 때문이다. 노동계는 시급 1만790원(43.3% 인상), 경영계는 시급 7530원(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는 앞선 최임위 회의에서 업종별 차등적용안이 부결되자 전원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여기에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도 지난달 입법화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에 반발해 여전히 최임위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위원 9명과 민노총 근로자위원 4명 등 총 13명이 회의에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최임위는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공익위원과 한국노총 측 근로자위원(모두 14명)만 표결에 참여한다면 다수결 원칙에 따라 공익위원 측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공익위원들은 노사가 협상 막바지까지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최저임금 최저치와 최고치를 규정한 '심의촉진구간'을 내놓게 된다. 만약 이 안을 두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공익위원 제시안을 표결에 부친다.

최임위가 시작된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익위원안을 놓고 최종 표결을 진행한 경우는 총 31번 중 17번으로 절반이 넘는다. 2010년부터는 매해 이 안을 기초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전문가들은 그 결과 10% 내외의 인상률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1만원 공약을 달성하려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8500~8600원(약 15.4% 인상)이어야 하지만, 경제상황과 급격한 노동가격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그보다 완만한 시급 8300~8400원으로 정해질 것이 유력하다는 논리다.

또 대부분이 친(親)노동계 성향인 공익위원들도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대인 고용시장 한파에 따라 올해 수준(16.4%)의 인상은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예측은 어렵지만 올해 수준보다는 소폭인 10% 내외로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권 교수는 "올해 경영계 부담을 줄여주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이 이뤄져 매우 큰 부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따라서 이번에도 상당한 수치가 오르되 급격한 1만원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도 "2020년 1만원 달성을 위해서는 인상률이 올해와 비슷해야 하지만 그보다 낮은 10% 언저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기초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선례에 비춰보면 양자를 더한 값인 6~7%에 이전 정부 때 올리지 못한 부분으로 2~3%포인트 정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는 이미 법정기한(6월28일)을 넘긴 상태다.
하지만 최저임금법상 고용부 장관의 최종 확정고시(8월5일)까지만 의결해도 법정 효력이 생긴다.

최임위는 자체적으로 내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14일로 못박았다. 앞서 류장수 위원장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국민들에게 약속한 14일에 최저임금 수준 결정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